[건강물음표] 저릿한 손발, 원인은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당뇨병 환자수는 이미 600만 명을 넘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21년 353만7601명에서 2022년 368만7033명으로 증가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활동량 감소, 과도한 스트레스, 인구 고령화 등으로 당뇨병 환자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당뇨병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당뇨병은 침묵의 살인자라 부를 만큼 소리 없이 찾아와 서서히 몸을 망가뜨린다. 당뇨병은 초기 증상이 경미해 상당수의 환자들이 병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몸에 이상이 느껴졌을 때는 이미 병이 진행된 상태라 할 수 있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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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당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신경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합병증을 유발한다. 당뇨 합병증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다. 말초신경계 손상으로 말초신경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증상이다.

말초신경은 감각신경, 운동신경, 자율신경을 포함하고 있어 기능이 저하될 경우 ▲저림, 화끈거림, 찌릿한 통증, 시림, 무감각 등 감각 증상 ▲근력저하, 근육떨림 및 경련, 근육 마비, 보행 장애 등 운동 증상 ▲기립성 저혈압, 소화장애, 배뇨 장애, 발기부전 등 자율신경 증상이 나타난다. 어떤 신경이 영향을 받았는지에 따라 증상은 달라진다. 초기에는 경미하게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악화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며, 극심한 통증은 밤에 더 심해진다.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길고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당뇨병성 신경병증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 신경학적 검진 등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말초신경병증의 유무와 원인, 신경 손상 위치 및 정도를 파악하고 치료 방향을 설정한다.

당뇨병이 원인인 경우에는 혈당 조절이 중요하다. 정상 혈당을 유지하면 신경 손상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한 상태라면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의 약물이 처방되기도 한다.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관리도 필수적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고 혈액순환을 방해해는 음주, 흡연은 피해야 한다.

특히 신경병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사지 말단부의 감각이 둔화돼 상처가 생겨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손발의 상처와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자율신경기능 저하로 기립성 저혈압이 생길 수 있어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

병은 또 다른 병을 낳기에, 초기에 잘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절반이 앓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병을 인지하기 어렵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평소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고, 합병증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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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