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는 몸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말초신경을 통해 신체 내외부의 자극을 감지하고, 이를 뇌가 인지하도록 돕는 것 역시 신경계의 몫이다. 만일 이 신경이 압박을 받거나 손상될 경우, 일상적 활동에서도 잘못된 통증 신호가 발생하게 된다. 이 통증이 바로 우리가 흔히 아는 신경통이다.
삼차신경통은 안면부에 발생하는 신경통 중 하나다. 얼굴 부위에 분포하는 제5 뇌신경은 감각 신경의 뿌리가 세 개의 갈래로 나뉘어져 ‘삼차신경’이라고도 불린다. 이 삼차신경이 동맥, 정맥 등 주변 혈관에 의해 압박을 받게 되면 삼차신경통이 발생한다. 드물게 뇌종양이나 뇌동맥류 등의 질환으로 발생한 신경 손상이 삼차신경통의 원인인 경우도 있다. 주로 얼굴 우측 부위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으며, 감각신경이 차가운 자극을 감지하고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겨울철에 발병 빈도가 늘어난다.
특히 삼차신경통은 턱과 입 주변에서 감각 및 씹는 기능을 관장하는 아래턱 신경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볼, 치아와 턱 부근에 전기가 흐르는 듯 강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10만 명당 4~5명꼴로 발생해 평소 흔히 보기 어려운 질환인 데다, 부위 탓에 치통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잦다. 이 탓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엉뚱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단 삼차신경통이 발생하면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겪게 된다. 양치, 대화, 식사 및 면도나 흡연 등 사소한 행동이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기 쉽다. 출산이나 심한 전기 쇼크 등에 비견될 만큼 통증 자체도 심해 격렬하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심한 경우 하루에도 수십 번씩 통증을 겪는 등 통증의 기간과 양상 역시 일정치 않아 통증이 언제 나타날지 예측도 어렵다.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적절한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은 “삼차신경통의 원인 자체가 신경의 이상은 아니지만, 압박을 받는 과정이 계속되면 신경 손상이 일어날 위험이 높아 정밀한 진단 및 초기 치료의 중요성이 크다”며 “특정 질환에 의한 삼차신경통 역시 원인이 되는 질환 치료가 선행되어야 하는 만큼 정확한 원인 파악 및 적절한 치료 계획의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일차적으로는 진통제 및 항경련제 등 약물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재발이 잦거나 통증이 악화되고, 장기간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등에는 수술적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 발병 빈도가 높아지는 삼차신경통은 초기 치료를 놓칠 경우 신경 손상 위험이 발생하므로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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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