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 도둑, 겨울이 찾아왔다. 겨울에는 찬바람과 과도한 난방기기 사용으로 인해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피부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에는 '피부 건조증'과 '건선'이 있다.

피부 건조증은 대표적인 겨울철 피부질환이다. 피부 수분이 정상의 10% 이하로 줄어든 상태로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고 울긋불긋해지면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피부가 갈라지고, 피부를 계속 긁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피부 건조증은 건조한 날씨와 난방기기의 잦은 사용으로 심해질 수 있으며, 이 외에도 유전, 아토피 피부염, 피부 노화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 피부 표피의 수분 장벽이 손상돼 피부 건조증은 주로 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피부 건조증은 생활습관과도 연관돼 있어 젊은층도 안심할 순 없다. 난방기기의 과도한 사용은 물론 잦은 목욕, 때를 미는 습관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세정력이 강한 비누나 때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면 수분이 손실돼 피부 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다.

피부 건조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미세한 피부 비늘 ▲가려움증 ▲피부 균열 등이다. 피부 건조증이 시작되면 사지에 미세한 비늘이 나타나고, 피부가 당기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이 때 피부를 긁으면 피부에 상처가 나기 쉽다. 증상이 진행될수록 피부 각질층이 갈라지면서 피부 균열이 생기고, 세균 감염에 따른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할 경우 붓고 진물이 나는 건성 습진으로 증상이 악화된다.

피부 건조증과 증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쉬운 질환으로 '건선'이 있다. 건선은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몸의 면역학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은백색 비닐로 덮인 붉은색 구진과 발진이 특징적인 증상이며, 기온이 낮고 건조한 겨울철에 증상이 심해진다. 정상적인 각질세포는 약 28일을 주기로 생성과 탈락을 반복하지만, 건선의 경우 피부 재생주기가 빨라져 4~5일 주기로 재생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비정상적인 각질이 쌓여 각질층이 두꺼워지게 된다.

건선은 크게 △판상 건선 △물방울 건선 △농포성 건선 등으로 나뉜다.

판상 건선은 건선 환자의 80~90%가 해당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경계가 명확한 판상으로 진한 붉은색을 띠며 은백색의 비늘로 덮여 있다. 증상은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등에 대칭적으로 발생한다.

물방울 건선은 작은 물방울 모양의 붉은 반점으로 어린아이, 청소년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감기를 앓은 직후에 발생하기도 한다.

농포성 건선은 중증이지만 가장 드물게 나타나는 희귀질환으로, 전신성과 국소성으로 나뉜다. 전신 농포성 건선의 경우 고름이 찬 물집이 전신에 나타나며 고열, 오한, 근육통, 백혈구 증가 등의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증상은 호전와 악화를 반복하는데, 심한 경우 패혈증, 심부전, 신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소성 농포성 건선은 주로 손발바닥에 나타나며 증상이 악화되면 손발톱 변형을 일으킨다.

건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지만 인후염, 고혈압약·항우울제 등 특정 약물,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건조한 기후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겨울철에는 피부 건조증, 건선 등 피부를 위협하는 질환들이 많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술과 담배는 피부 면역을 떨어뜨리고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요인이므로 금연, 금주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또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연구 결과, 비만인 경우 건선을 앓을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4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채소, 과일, 단백질 등 균형있는 영양 섭취로 체중을 관리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충분한 피부 보습으로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목욕 시간과 횟수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목욕을 할 때는 피부에 자극이 되지 않는 미지근한 물과 저자극성 비누 및 약산성 세정제를 사용하고, 목욕 후에는 수분이 날아가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고 과도한 난방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겨울철 피부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