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 혼술 등이 새로운 음주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한 한잔이 두잔이 되고 세잔이 된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고양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 느낌에 취해 계속해서 술을 찾게 된다. 적당량을 넘어선 알코올 섭취가 습관적으로 반복되면 알코올 의존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약 65만 명이다. 스스로 알코올 의존증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다. 알코올 의존증은 과도한 음주로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경우 술을 마시지 않을 때 손 떨림·두근거림·오한·구토·무력감 등의 금단증상이 생기고, 이러한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또 다시 술을 마신다. 술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술로 인해 직장 및 가정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며, 아침·저녁 관계없이 술을 마시는 행동이 반복된다.
대부분의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은 수면 장애를 겪는다. 이들은 잠을 이루기 위해 술을 마시기도 하지만, 사실상 수면 장애의 원인은 술이다. 술이 깨면서 잠도 깨기 때문에 깊은 잠에 들기 어렵다. 다시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는 습관이 반복되면 알코올 의존증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알코올 의존증은 성격 변화도 일으킨다. 감정 통제 능력이 저하되면서 충동적으로 변화한다. 이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마찰을 빚고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회적 관계의 단절은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이어진다.
술은 순간적인 고양감으로 우울과 불안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느낌을 준다.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술을 마시지만, 실상 술은 우울증과 불안증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술이 깨면 우울과 불안 증세는 더 심해지고, 또 다시 술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알코올은 치매와도 연관이 깊다.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하는 블랙아웃 현상이 반복되면 뇌가 손상돼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의 10%를 차지한다. 알코올은 혈관을 통해 몸에 흡수되는데 과음을 하면 혈액 속 알코올이 뇌세포를 손상시킨다. 뇌 손상이 반복되면 인지 기능에 장애가 생겨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또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소뇌의 위축으로 떨림, 비틀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 중독증은 본인의 건강을 해치고, 주변인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알코올에 지배당한 일상은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한 잔의 즐거움으로 시작된 음주가 일상의 모든 즐거움을 앗아갈 수 있다.
알코올 중독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금단증상으로 인해 술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는 조금씩 음주량을 줄여나가면서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심리치료, 약물치료, 가족상담, 생활습관 개선 등 다각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은 호전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증은 단기간에 완치되지 않으므로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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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