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후각 장애가 치매 위험을 높인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거론돼 온 후각장애가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후각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후각장애는 후각에 이상이 생긴 상태로 무취증, 착취증 등이 이에 해당한다.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전혀 맡지 못하게 된 상태를 '무취증'이라 하며, 원인에 따라 전도성 후각장애와 감각신경성 후각장애로 나뉜다.

전도성 후각장애는 냄새를 맡는 후각 신경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냄새가 후각 신경세포로 전달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다. 전도성 후각장애의 주원인은 부비동염, 알레르기 비염, 비용종, 비종양 등이다. 이러한 코 질환이 발생하면 공기의 흐름이 후각 신경까지 닿지 못하게 된다. 코가 막히고 냄새를 맡지 못한다면 전도성 후각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감각신경성 후각장애는 후각 신경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감기, 급성비염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바이러스가 후각 신경세포를 파괴해 후각 장애를 일으킨다. 코로나19 후유증도 바이러스에 의해 후각 신경이 손상돼 나타나는 증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착취증'은 냄새를 맡을 수는 있지만 실제 냄새가 아닌 다른 냄새로 착각하는 증상이다. 후각 신경세포의 부분적 손실이 불완전한 인식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후각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흡연, 노화, 만성 신부전증, 당뇨, 갑상선 기능 저하증, 비타민 결핍, 아연·구리 결핍, 외상, 뇌 신경질환 등이 있다.

후각은 미각과도 관련이 있기에 후각장애가 생기면 식욕이 감퇴하고 식사량이 줄어든다. 삶의 질 저하는 물론, 화재, 가스 누출 등 위급상황에서 냄새를 맡지 못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후각장애가 지속될 경우에는 치매, 인지장애 등으로도 이어진다. 코로 들어온 후각 자극은 후각신경경로를 통해 학습과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로 전달된다. 최근 연구 결과,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해 후각신경경로에 손상이 생기면 해마에 감각이 입력되지 않으면서 기능이 퇴하하고 학습기능과 기억력이 저하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각장애가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후각장애 치료법에는 수술치료, 약물치료, 재활치료 등이 있다.

부비동염, 비염, 축농증 등에 의한 전도성 후각장애인 경우 원인 질환을 없애기 위한 수술이 시행될 수 있다. 다만 코 질환이 치료된다 해도 후각 기능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으며 재발가능성도 있다.

약물치료에는 스테로이드 제제와 테오필린 제제가 주로 활용된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코 점막의 염증을 완화하고 물혹의 크기를 줄여 냄새가 후각 세포로 잘 도달할 수 있도록 하며, 전도성 후각 장애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테오필린 제제는 후각 신경이나 후각 상피의 성장을 도와 후각 기능 회복을 촉진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최근에는 후각 신경 재생을 돕는 재활치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4가지 후각 자극 물질을 하루 2회 같은 시간에 맡는 방법이다. 각 냄새를 10초 가량 맡은 후 10초 휴식을 취하고 다음 냄새를 맡는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손상된 후각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 부작용이 없고 집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후각장애는 치료시기가 늦어질수록 회복이 더뎌진다. 또한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으로 이어지게 되고, 치매와 같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초기에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가 시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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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