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소리 없이 암을 부르는 '위축성 위염'...위험 인자 제거해야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위염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라 부를만큼 흔한 질환이다. 위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급하게 먹거나 폭식하는 경우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경우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경우 ▲과도한 스트레스 ▲약물 부작용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위염은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으로 구분한다. 급성위염은 위 점막에 갑작스럽게 염증 발생한 상태다. 위 점막은 위에서 분비되는 위산과 소화효소들로부터 위벽을 보호하는데, 점막층이 손상되면 염증이 생긴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무증상 환자가 있는 반면 소화불량, 명치 부위 통증, 구역·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급성위염의 경우 일정 기간 치료약을 복용하면 염증이 호전될 수 있다. 다만 완치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다.

위 점막의 염증 발생과 완화가 반복되면 만성위염이 된다. 이 때는 소화불량, 상복부 통증 및 압박감, 복부팽만, 가슴 답답함, 구역, 속 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만성위염은 진행 정도에 따라 ▲표재성 위염 ▲미란성 위염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장상피화생) 등으로 나뉜다. 표재성 위염은 염증이 위 점막에만 있는 상태로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미란성 위염은 염증으로 인한 손상이 반복돼 위 점막이 헐어있는 상태다. 표재성 위염과 미란성 위염이 반복되면 혈관이 보일 정도로 위 점막이 얇아지고 위산 분비가 감소하게 되는데, 이 상태를 위축성 위염이라 한다. 위축성 위염을 방치하면 화생성 위염으로 진행된다. 위산 분비가 줄면서 세포들은 위산이 없는 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위의 상피세포가 위산이 없는 장상피세포처럼 변하고, 위 점막이 장 점막 형태로 바뀌게 된다.

위축성 위염 단계부터는 주의가 필요하다. 위축성 위염은 전 국민의 10%가 갖고 있을 만큼 비교적 흔한 질환이고, 증상이 단순 소화불량으로 여겨질 수 있어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위축성위염이 10년 이상 지속되면 위암 발생률은 2~4배 높아진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위축성 위염의 주원인은 헬리코박터균이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에 기생하는 세균으로, 위염은 물론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MALT 림프종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헬리코박터균을 위암의 1군 발암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내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40~50% 정도지만,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 해서 모두 위암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감염자의 90%는 무증상으로 살아간다. 감염됐다 해도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 소화성 궤양, 조기 위암, 림프종 등이 있는 경우 헬리코박터균 치료가 필요하다.

위축성 위염 발생 원인이 헬리코박터균 감염 외의 다른 요인이라면, 위험 인자를 찾아 제거해야 한다.

맵고 짠 음식은 위의 점막을 자극해 점막 세포를 손상시키고, 야식과 과식은 위에 부담을 준다. 적정량을 섭취하되 자극적인 음식 섭취는 줄이고, 저녁식사는 취침 3~4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술과 담배, 카페인은 위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므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다. 특히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 진단을 받았다면 1년에 한 번은 내시경 검사를 통해 반드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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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