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기운 없고 지칠 때 '당 떨어진다'는 말을 한다. 이 때는 사탕, 초콜렛, 아이스크림 등 단 음식을 찾게 된다. 과학적으로 잘못된 방법은 아니다. 뇌와 적혈구는 당을 통해서만 에너지를 얻는다. 또 당 섭취 시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분비돼 스트레스를 낮추고 심적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적정량의 당 섭취는 필요하다. 하지만 과유불급, 필요 이상의 당 섭취는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당은 크게 단당류, 이당류, 올리고당, 다당류로 구분한다.
단당류는 하나의 당류로 구성된 물질로, 섭취하면 소화 과정 없이 바로 체내에 흡수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단당류로는 포도당, 과당, 갈락토스 등이 있고, 과일, 채소, 꿀, 엿 등에 다량 함유돼 있다.
이당류는 단당분자 2개가 결합된 상태로 설탕, 맥아당, 유당 등이 대표적이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맥아당은 포도당과 포도당이, 유당은 포도당과 갈락토스가 결합된 이당류다. 맥아당은 막걸리·맥주·식혜 등 발효 음료에, 유당은 우유·유제품 등에 함유돼 있다.
올리고당은 3~10개의 단당류가 결합된 것으로, 콩·양배추·브로콜리에 많이 들어있다.
다당류는 10개 이상의 단당류가 결합된 물질로 전분, 글로코겐, 식이섬유 등이 다당류에 속한다. 이당류와 다당류는 섭취 시 체내에서 단당류로 분해된 후 흡수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데, 식이섬유는 소화효소로 분해되지 못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고 배설된다. 하지만 배변 활동을 개선해주고 소화 속도를 늦춰 혈당을 천천히 오르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당은 종류에 따라 분해·흡수 속도가 다르다. 분해·흡수 속도가 빠른 단당류와 이당류를 '단순당'이라 하고, 분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올리고당과 다당류를 '복합당'이라 한다. 단순당은 에너지원으로 빠르게 활용되지만, 복합당은 에너지원으로 쓰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당이 복합당보다 좋다고 볼 순 없다. 단순당은 몸에 빨리 흡수되는 만큼 혈당을 빠르게 높여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반면 복합당은 분해·흡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변하지 않고 완만하게 상승해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된다.
어떤 당이 좋다, 나쁘다를 구분하기에 앞서 적정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당을 과다 섭취하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간다. 혈당을 정상으로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 혈당이 급하게 떨어지고 몸은 또 다시 당을 찾게 된다. 똑같은 과정이 반복되면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당류의 하루 적정 섭취량은 50g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성인 기준 하루 당 섭취량을 하루 섭취량의 10% 이하로 권장하고 있다. 당 조절을 위해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가공된 음식은 소화, 흡수를 빠르게 만들어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유발하므로 정제,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백미보다는 현미, 보리, 통곡밀을 섭취하고, 당분 함량이 높은 탄산음료, 생과일주스, 과자, 아이스크림 등은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녹색잎 채소, 토마토, 당근, 양파, 마늘, 사과, 블루베리, 딸기, 아보카도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는 혈당 상승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단, 말린 과일은 당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혈당 조절에 좋지 않다.
한 번 맛본 단맛은 끊기 쉽지 않다. 계속해서 단맛을 찾고 있다면 '당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당 중독은 건강 악화로 가는 지름길이다. 건강을 위해 당의 유혹을 뿌리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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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