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갑자기 노래진 눈...이 '질환' 의심해야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눈은 중요한 신체기관 중 하나다. 눈에 이상이 생기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 눈에 나타나는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A씨는 최근 거울을 보던 중 노랗게 변한 흰자를 발견했다. 눈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 A씨는 바로 안과를 찾았다. A씨의 눈이 노래진 이유는 무엇일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눈의 흰자가 노랗게 변하는 것은 황달 증상일 수 있다. 황달은 체내에 빌리루빈 물질이 축적돼 눈의 흰자와 피부색이 노랗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빌리루빈은 소화 작용을 돕는 담즙 구성성분으로, 오래된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생기는 색소다. 빌리루빈이 체내에서 필요 이상으로 생성되거나, 생성된 빌리루빈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면 황달 증상이 생긴다.

황달은 눈의 흰자에 가장 먼저 나타난다. 눈의 흰자가 노래졌을 때는 안과를 찾아 황달 증상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황달이 아닌 경우 결막염 혹은 검열반을 의심해봐야 한다. 검열반은 자외선, 바람, 미세먼지 등에 의해 안구 표면이 자극을 받아 나타나는 결막의 퇴행성 변화다.

결막염, 검열반 등 안질환이 아닌 황달 증상이라면 눈은 물론 피부까지도 노랗게 변한다. 또한 빌리루빈이 소변으로 배설되면서 소변의 색깔이 짙어지고 대변색이 회색 또는 연갈색으로 변할 수 있다. 이 밖에 피부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황달이 확인됐다면 간 건강을 먼저 살펴야 한다. 간은 혈액에서 빌리루빈을 걸러내 담즙을 만든다. 혈중 빌리루빈 농도가 높아진 것은 간에서 빌리루빈 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징후다. 황달 증상을 동반하는 간 질환으로는 간염, 간경변, 지방간 등이 있다. 황달과 피로감, 전신쇠약 증상이 느껴진다면 혈중 빌리루빈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담석증도 황달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담석증은 담관이나 담낭에 결석이 생기는 질환으로, 소화불량과 심한 복부 통증,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보이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통증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또 담석이 담관을 막은 상태에서 세균에 감염되면 급성 담관염으로 이어지는데, 이 때는 통증과 함께 고열, 황달 증상이 나타난다.

간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용혈성 빈혈도 황달의 원인이다. 용혈성 빈혈은 혈액 내 적혈구가 과도하게 파괴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혈액 내 빌리루빈이 증가해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간 기능에 이상이 없는데 빌리루빈 수치가 높은 경우라면 길버트 증후군(질베르트 증후군)일 수 있다. 길버트 증후군은 유전질환으로, 빌리루빈 대사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특별한 치료가 요구되진 않고 충분한 휴식과 운동, 영양 섭취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눈의 흰자가 노랗게 변한 것은 특정 질환의 신호다. 원인이 가벼운 질환일 수도 있지만,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일 수 있어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확한 검진을 통해 증상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알아채면 큰 병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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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