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머리가 '핑'...빈혈? 기립성 저혈압?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고 하지만 여전히 늦여름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긴 무더위에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더위에 노출되면 땀 배출이 많아지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낮아진다. 이 과정에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잦은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저혈압 환자는 여름철인 7~8월에 집중된다. 혈압이 떨어지면 피로감, 어지럼증 등을 느끼게 되는데, 몸을 일으킬 때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야 한다.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 혈압이 크게 떨어져 뇌 혈류 공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때 어지럼증이 느껴지고 시야가 흐릿해진다. 이 외에도 두통과 뒷목 통증, 메스꺼움, 식욕부진, 구역감 등을 동반한다.

기립성 저혈압은 빈혈과 증상이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질환이다. 빈혈은 혈액 내 산소를 옮기는 적혈구 수치가 낮아진 상태로, 적혈구가 부족하면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겨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빈혈인 경우 누워있거나 앉아있을 때도 어지럼증과 피로감이 느껴지는 반면, 기립성 저혈압은 일어섰을 때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두 질환은 차이가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있을 때와 서있을 때의 혈압 차이로 진단할 수 있다. 누워서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측정한 혈압과 일어난 후 3분 이내에 측정한 혈압을 비교한다. 일어난 후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감소했다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한다.

기립성 저혈압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자율신경계는 혈압, 호흡, 체온 등 특정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율신경계 기능이 저하되면서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잦아질 수 있다. 이 밖에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체중 감소 ▲항고혈압제·항우울제·전립선 비대증 약 등 약물 복용 ▲심장 기능 저하 ▲당뇨 ▲파킨슨병 ▲탈수 ▲과로 ▲과음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립성 저혈압 증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심한 경우 의식이 소실되거나 몸의 중심을 잃어 낙상, 골절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간단한 생활 습관 교정으로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먼저 하루 2L 이상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량이 줄어들면서 혈압이 낮아질 수 있다. 탈수를 일으키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음주는 피하고, 무더운 날씨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잠을 잘 때 머리를 약간 올린 상태로 자면 저혈압 증상이 완화된다.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몸을 일으킨다. 규칙적인 식사와 유산소운동도 저혈압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압박스타킹 착용도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다리, 발목 주변에 압력을 가해 혈압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생활습관 교정에도 어지럼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원인 증상과 정도를 파악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불편한 증상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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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