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과분비 유발하는 ‘부신종양’, 당뇨·고혈압 위험 ↑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부신은 좌우 콩팥 위 납작한 삼각형 모양 기관으로, 여러 가지 호르몬 분비를 담당한다. 영상 검사의 시행이 늘어나면서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부신에 종양이 있다면 호르몬이 과다 분비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다른 목적의 복부 영상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부신우연종’이라고도 부른다. 부신종양은 지난 20년간 영상 검사가 발달하면서 유병률이 약 10배 증가했으며, 복부 영상 검사를 시행한 환자의 5~7%에서 발견되고 있다.

부신종양은 호르몬 분비가 정상으로 나타나 특별한 증상이 없는 비기능성 종양과 호르몬을 과잉 분비하는 기능성 종양으로 나뉜다. 부신종양의 75%는 비기능성 종양, 25%는 치료가 필요한 기능성 종양이거나 악성 종양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부신종양이 발견되면 반드시 소변 및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 분비 상태를 평가하고 필요하면 추가 영상 검사를 통해 악성 여부와 기능성 종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기능성 부신종양은 과잉 분비 호르몬 종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대표적으로 쿠싱증후군과 갈색세포종, 고알도스테론혈증이 있다. 쿠싱증후군은 코르티코이드 호르몬 분비가 크게 증가한 경우 진단되며, 지속적인 체중 증가와 복부 비만, 복부 피부에 보라색 선조, 둥근 얼굴(월상안) 등 외형 변화뿐 아니라 고혈압, 고혈당, 골절,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갈색세포종은 교감 신경 물질 과분비가 일어나는 부신종양으로, 두근거림, 빈맥, 기립 시 어지러움, 고혈압과 맥압 상승, 두통 등 교감 신경이 항진되었을 때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한다. 고알도스테론혈증은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조절하는 알도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상태로,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과 심한 경우 저칼륨혈증에 의한 근육 마비 증상을 유발한다.

부신종양의 약 8%는 악성 종양으로 알려져 있다. 악성 종양 대부분은 부신 이외의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 부신으로 전이된 전이성 부신암으로, 부신에서 일차적으로 발생한 원발성 부신암은 전체 부신종양의 약 0.3%로 매우 드물다. 원발성 부신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부신종양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령이 증가하면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갈색세포종과 일차성 부신암 등 일부 부신종양은 유전자 변이와 관련되어 타 장기 종양과 함께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갈색세포종은 많게는 70%에서 발병 원인이 되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며, 70% 중 40%는 생식세포 돌연변이이고 30%는 체성세포 돌연변이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갈색세포종이 진단되면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하며, 관련 변이가 발견되면 직계 가족도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부신종양의 진단은 크게 호르몬 검사와 영상 검사로 나뉜다. 호르몬 검사는 호르몬 분비 상태를 24시간 소변 검사와 공복 채혈 검사로 확인한다. 영상 검사로는 부신 조영증강 CT가 가장 우수하며 영상 검사를 통해 악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부신종양이 비기능성 양성 종양이라면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고 1년마다 영상 검사와 호르몬 검사로 변화를 추적한다. 쿠싱증후군이나 갈색세포종과 같은 기능성 종양이라면 부신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치료가 일차적으로 고려된다. 쿠싱증후군은 수술 후 수개월 이상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보충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갈색세포종도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약 17%에서 진단 시 또는 추적 중 전이 병소가 발견되는 악성 갈색세포종으로 진단되므로 수술 후에도 평생 추적이 필요하다. 고알도스테론혈증은 부신증식성 병소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많아, 양측 부신에서 호르몬 과잉 분비가 확인되면 알도스테론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 치료가 우선이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윤영 교수는 “기능성 부신종양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는 경우 고혈압, 당뇨병, 골절, 심혈관 질환이 증가한다”며 “갑자기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나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체중 증가가 지속된다면 부신 호르몬 과잉 분비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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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