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잠기고 쉰 목소리 지속된다면 '이것' 의심해야

목소리는 매장의 디피상품과도 같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도,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이처럼 목소리는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좋은 목소리에 대한 갈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터. 하지만 마음과 달리 목소리가 쉬고 잠기고 갈라지다면,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목소리에 대한 고민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강사로 일하는 A씨는 최근 목에 이상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직업특성상 성대결절을 의심했지만 예상과 다른 진단이 내려졌다. 쉰 목소리, 잠긴 목소리의 원인은 '역류성 후두염'이었다.

역류성 후두염은 과다 분비된 위산이 역류하면서 후두를 자극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목 아래쪽에 후두가 있고, 그 아래에 식도가 위치한다. 식도는 위와 연결돼 있으며 식도와 위 사이에는 위산 역류를 방지하는 하부 식도 괄약근이 있다. 하부 식도 괄약근은 음식을 삼킬 때 열리고 음식이 들어간 후에는 조여줘 위장 내용물과 위산의 역류를 막는다. 이 괄약근이 느슨해지거나 스트레스 등으로 위산분비가 늘어나면 위산이 역류해 식도와 후두를 자극한다.


위장의 내용물과 위산이 식도까지 역류했을 때는 역류성 식도염, 식도를 지나 목까지 도달하면 역류성 후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위 점막과 달리 식도 점막은 산이나 알칼리에 약하다. 식도 점막이 위산에 반복 노출되면 염증이 생기는데, 이를 역류성 식도염이라 한다. 또 역류한 위산이 후두까지 올라가 후두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역류성 후두염이다.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이 역류성 후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역류성 후두염이 있다면 역류성 식도염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두 질환은 원인은 같으나 증상에는 차이가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가슴이 화끈거리는 가슴앓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명치 끝에서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오르듯 타는 느낌이 들면서 속쓰림, 불쾌감을 일으킨다. 반면 역류성 후두염은 목에 가래가 낀 듯한 이물감을 비롯해 잠기고 쉰 목소리, 마른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와 관련된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역류성 후두염을 방치하면 축농증, 중이염, 만성인후염을 비롯해 성대결절·폴립·부종 등 각종 성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역류성 후두염은 후두 내시경을 통해 진단하며,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감기처럼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고 대부분 3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약물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교정이다.


▲취침 시에는 잠자리의 상체 부위를 높이는 것이 좋다. 단, 높은 베개 사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후에 바로 눕는 습관은 역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잠들기 전 3시간은 공복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커피, 콜라, 초콜릿, 탄산음료 등 역류를 악화시키고 위산 분비를 늘리는 음식은 피하고 ▲음주, 흡연, 폭식은 자제해야 한다. ▲아주 뜨겁거나 찬 음식, 자극적인 음식도 좋지 않다. ▲과체중으로 복압이 높으면 역류가 심해질 수 있어 비만인 경우에는 체중 조절이 필요하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역류성 후두염은 오랜 시간을 두고 개선해나가야 하는 질환이다. 증상이 완화된 후에도 재발할 수 있어, 올바른 생활습관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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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