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첫 단추 ‘만성 염증’, 노화 촉진에 암 유발까지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노화의 주범이자 만병의 원인인 만성 염증은 많은 질환의 도화선이 될 수 있지만, 뚜렷한 증상이 없어 대부분 방치하고 있다.

염증은 크게 급성염증과 만성 염증으로 나뉘는데, 급성염증은 우리 몸을 지켜주지만, 만성 염증은 우리 몸을 공격한다. 예로 상처가 나서 빨갛게 부풀러 올랐을 때는 급성염증으로, 상처로 인한 감염 부위에 세균, 바이러스 침투를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염증이다.

그러나 만성 염증은 특별한 자각 증상 없이 미세하고 오랫동안 지속하는 염증으로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며, 질병이 시작되는 첫 단추가 되는 것이다.

만성 염증은 혈관을 타고 곳곳을 돌아다니며 신체 각 부위를 손상시킨다. 세포에 노화와 변형을 일으키고 면역 반응을 지나치게 활성화해 면역계를 교란시키기도 한다. 또 비만,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과 습진, 건선과 같은 피부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천식 등의 자가면역 질환까지 유발한다.

특히 많은 경우 고질적인 염증성 질환으로 진행되거나 나아가 암까지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염증이 발생하면 사이토카인과 같은 염증 반응 물질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서 세포를 변성시키고, 그 세포 속 유전자에 변이를 유발해서 암을 더 잘 만들게 되는 것이다. 염증 수치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유방암, 간암, 대장암, 방광암, 전립선암, 위암, 난소암, 피부암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고감도CRP 수치가 1mg/L 이하일 때보다 3mg/L 이상일 때 모든 암 발생과 사망 위험이, 각각 남성은 38%와 61%, 여성에서는 29%와 24% 정도 올라간다. 고감도 CRP검사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평가 및 예후를 추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미세한 염증 반응까지 검출할 수 있는 검사다.

아울러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데, 우울증이나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만성 염증은 흡연, 고열량 음식, 불규칙한 수면, 만성 스트레스, 운동부족, 만성 염증 질환, 대기 오염 물질 등이 유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환경에 노출되어 있거나, 만성 염증이 의심된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도 좋다.

√손톱이 잘 부서진다
√피부가 건조하고 트러블이 잦다
√늘 배가 고프고 단것이 먹고싶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비만이다
√술, 담배를 즐기는 편이다
√머릿결에 윤기가 없다
√변비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무겁고 늘 피로하다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먹는다


위의 자가진단법 10개 문항 중 4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만성 염증이 증가하고 있는지 의심해볼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만성 염증은 노화를 촉진하고 여러 질병에 노출될 확률을 높이지만 그 증상이 겉으로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평소 관심을 가지고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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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