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질방귀(?) 나온다면 ‘질이완’ 의심해야

도움말: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이쁜이수술이라 불리는 질축소수술을 상담받으러 오는 고객들에게서, 흔히 ‘질방귀가 민망해서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질방귀는 당연히 의학적 용어는 아니다.

방귀란 것은 장의 가스가 항문을 통해서 나오는 것을 말하는데, 질이 장과 연결된 것도 아니고 질 안은 끝이 자궁으로 막혀있는 공간이라 가스가 나올 수도 없다. 다만 항문에서 방귀 뀔 때 소리가 나는 것처럼, 성교 시에 질에서 공기소리가 나는 것을 방귀와 비슷하게 표현한 것으로 예측되는 재밌는 용어이다.

이처럼 성관계 관련한 일반 환자분들의 표현은 비의학적인 용어가 많고, 심지어는 이쁜이수술, 지렁이수술이란 단어처럼 그 생성 근원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단어들도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럼 질에서 방귀 같은 소리는 왜 나는 것일까? 항문에서 나는 방귀가 우리가 입을 통해서 들이마신 공기가 장안에서 음식물처리과정과 섞여서 항문으로 배출되는 것처럼, 질방귀도 결국 질 안의 공간에 외부 공기가 들어가서 나는 소리이다.

원래 질 안은 넓은 공간이 아니고 점막끼리 거의 붙어있는 압축된 공간인데, 질이 늘어나서 즉 질 이완이 심해져 더 많은 공기가 들어갈 개연성이 높아진다. 이에 성관계 시 여러 물리적 자극에 의해서 그 공기와 조직의 여러 작용을 통해 소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질이 넓을수록 질방귀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질이 좁다고 소리가 안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관절에서도 ‘우두둑’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듯이, 질 안에서도 우리 몸의 갑작스러운 동작의 변화로 인한 공간의 변화, 성관계 시 애액의 상태나 체위, 삽입 전 행태 등 여러 요인에 의해서 소리는 날 수 있다.

하지만 질이 넓을수록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공기가 많아지고, 특히 질입구가 평소에도 닫혀있지 않고 열려있게 된다면 더욱 많은 공기가 질내 공간에 함축적으로 들어가 있다가 피스톤운동에 의해서 갑자기 분출되면서 소리를 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성관계 시에 진짜 방귀를 뀐다면, 아무리 부부사이에 방귀를 허물없이 뀌는 사이라 하더라도 서로 민망할 것이다. 그런데 꼭 진짜 방귀소리 같은 것이 질에서 피스톤 운동 시에 반복적으로 난다면 당연히 로맨틱한 분위기에 방해가 될 것은 뻔하다.

질방귀가 정말 질이 많이 늘어나서 생기는 경우라면 당연히 질축소수술이 도움이 된다. 특히 질안쪽이 질입구가 있는 바깥쪽보다 더 넓기 때문에, 질바깥부터 질안쪽까지 꼼꼼히 축소를 해주는 것이 수술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러나 질 제일 안쪽부터 수술을 하는 것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수술시야 확보가 어려워서 쉽지 않은 부분이다. 특히 질안쪽은 골반근육이 없어 약한 부위이기 때문에 노화에 따라서 질이완이 재발하기가 쉽다. 그래서 요즘에는 질안쪽 질임플란트라는 보형물을 추가로 넣어주는 이쁜이수술이 가장 최신의 수술방법이다.

질방귀 외에도 탕목욕 시 탕에 들어갔을 때 질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경우, 복압성 요실금이 있는 경우에도 질이 그만큼 많이 늘어났다는 증상이므로 질축소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질이완이 있다고 해서 죽는 병도 아니고, 모든 부부가 성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나중에 골반장기탈출증으로 고령에 수술을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적극 미리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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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