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드라마 속 악랄한 빌런으로 등장한 전재준의 아킬레스건에 관심이 집중된다. 

"재준아, 너 모르잖아 알록달록한 세상".

빨간 렌즈를 착용하는 전재준은 색각 이상자다. 그는 적녹색약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색약과 색맹의 차이는?

망막에는 시각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시세포가 있고, 시세포에는 '원추 세포'와 '막대 세포'가 있다. 이 중 원추 세포는 색을 감지하는 기능을 한다. 원추 세포에 이상이 생기면 특정 색을 구별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를 '색각 이상'이라 한다. 색각 이상 정도에 따라 색약과 색맹으로 나뉜다.

색약은 적색, 녹색, 청색 3가지 원추 세포를 모두 가지고 있으나 1~2가지 원추 세포 기능이 약해 색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기능이 약한 원추 세포가 무엇인지에 따라 적색약, 녹색약, 청색약으로 구분된다.

색맹은 3가지 원추 세포 중 1가지 세포가 없는 경우다. 색을 식별할 수 없고 명암만으로 구분하기에, 흑백TV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전재준이 앓는 '적녹색약'은?

적녹색약은 색약의 일종으로, 적색과 녹색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색약인 사람들의 대다수는 적녹색약 증상을 겪는다. 적녹색약의 경우 물체가 적색에 가까우면 녹색 계열로, 녹색에 가까우면 적색 계열로 보인다. 중간 명도의 색은 구별이 가능하지만, 명도가 흐리거나 진하면 색을 인지하지 못하며 원거리 색, 채도가 낮은 색도 식별하기 어렵다.

-색약은 유전일까?

드라마에서 전재준의 딸도 색약을 앓고 있다. 유전이라는 드라마 설정, 사실일까?

색약은 선천적, 후천적 원인이 있지만, 유전되는 선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색약유전은 X염색체에 있다. XY염색체인 남성은 X에 색약유전자 이상이 있으면 색약이 된다. 반면 여성은 XX 염색체로 X 염색체 모두 이상이 있어야 색약이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로 색약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나타날 확률이 높다.

선천적 요인이 아니라면, 망막 및 시신경 손상, 당뇨로 인한 망막혈관질환, 황반변성, 유두부종, 녹내장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치료는 가능할까?

선천적 색약인 경우 특별한 치료 방법은 없다. 드라마에서 전재준이 착용한 렌즈로 어느 정도 교정은 가능하다. 이 렌즈는 1997년 영국 코닐사가 개발한 '크로마젠 렌즈'로, 원추 세포가 색을 잘 인지하도록 색의 파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렌즈 착용 시 색 구분 능력이 높아지게 된다.

후천적 색약은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드라마 소재로 사용되며 관심이 높아졌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색각 이상 증상을 겪는다. 색각 이상자는 일상생활에 불편이 따르기에, 증상 완화를 위해 교정 안경 및 렌즈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