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노화 현상 ‘노안’, 진행 속도 늦추는 방법은?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46세 전수경 씨는 평소 좋은 시력을 자랑했으나, 최근 1년 사이에 근거리 글자가 뿌옇게 보이고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노안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세월이 원망스럽고 자신감마저 떨어져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40대 초중반에 접어들며 시력이 나빠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40대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병원에서 ‘노안’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섭섭함부터 충격, 심지어 분노까지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신체 중에 가장 빨리 노화 증상이 나타나는 기관이 눈이다. 또한 다른 신체 기관보다 더 직접적으로 느끼다 보니 노안이라는 사실에 정서적 무력감과 심리적 위축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노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감정을 잘 다스리고, 노안으로 인한 불편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적응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눈의 노화는 20대부터 시작되어, 그 증상은 대개 40대부터 나타난다. 노안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까운 거리의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또, 먼 곳과 가까운 곳을 교대로 볼 때 초점 전환이 늦어진다. 책이나 스마트폰을 볼 때 눈이 피로하고 두통을 느낄 수 있으며, 조명이 어둡거나 작은 글자를 볼 때 증상이 심해진다. 오히려 먼 거리의 사물을 볼 때 눈이 편하고 잘 보이게 된다.

노안이 오면 근거리보다 먼 곳이 잘 보이는 이유는 수정체의 탄력 감소 때문이다. 수정체는 탄력성 있는 볼록한 렌즈 모양의 조직으로, 빛이 통과할 때 빛을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 이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가까운 사물을 보기 위해 증가해야 하는 수정체의 굴절력도 저하된다. 그러면 가까운 곳에 있는 상이 흐리게 보이는 것이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노안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안경 착용이다. 직업, 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해 근거리 작업에 용이한 볼록렌즈를 처방받아 사용한다. 또한 근거리와 원거리를 모두 잘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다초점안경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며, 최근에는 노안용 안경렌즈가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와있다.

안경이 불편하다면 노안 교정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거나 라섹 수술에 이용하는 엑시머레이저 장비를 활용한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노안이 발생하기 이전의 상태로 완벽하게 돌아갈 수는 없으므로, 치료보다는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노안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지만,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속도를 늦추는데 다소 도움이 된다. 오랫동안 PC와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자기 전에 불을 끄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히터 바람을 얼굴에 직접 쐬지 않도록 하고,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도 눈의 노화를 앞당길 수 있는 생활습관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노화가 시작되는 40세 이후부터는 최소 연 1회 안과 정기검진을 받아 안질환에 대비해야 한다. 노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안질환들로는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이 있다. 녹내장과 황반변성은 조기발견, 조기치료 여부가 이후 시력보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백내장은 노안과 증상이 헷갈리기 쉽다. 만일 시력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거나 빛이 번져 보이고 눈이 부신 증상이 동반된다면, 노안이 아니라 백내장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안과에 방문해야 한다.

김안과병원 유영주 전문의는 “노안 진단을 받은 40대 환자들 중에 심리적 위축감을 느끼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잘 적응하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100세 시대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며 “흰머리가 생기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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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