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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여성으로 평소 쉽게 화를 내는 성격이 고민이라 문의드립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했는데요.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편지 쓰는 일을 즐길 정도로 인간관계에 진심인 편입니다. 이런 성격을 가진 제가 가끔은 저도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같이 화를 낼 때가 있습니다. 작은 일에도 쉽게 예민해지고, 상처받고, 짜증 내고, 화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일에 크게 화를 낸 뒤 시간이 조금 지나면 항상 후회하고 죄책감을 가집니다.
문제는 화가 날 때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 스스로 통제가 안 된다는 점입니다. 항상 성격을 고치려 다짐하지만, 화가 치솟을 때는 제 감정이 저를 끌고 가는 느낌이 듭니다.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심한 욕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특히 가장 가까워 편하다고 느끼는 가족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낼 때가 많은데요. 이런 성격은 저희 친할아버지, 아버지와 정말 똑같습니다. 그리고 제 동생도 저와 같은 성격 때문에 종종 사회생활에 지장도 있고, 힘들다고 합니다.
동생과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 생각도 하고 있는데요. 성격적인 부분은 치료가 힘들지 않을까 싶어 망설이는 중입니다. 제가 단순히 다혈질인지, 아니면 분노조절장애라는 병을 가진 건지 궁금하고, 어떤 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또 성격은 유전적인 부분이 큰지도 궁금합니다.
독자분께서는 때로 통제되지 않는 분노의 감정 때문에 많이 힘드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질문 주신 것처럼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자의 통제가 어려운 감정이 다혈질적인 ‘성격’일 수도 있고 혹은 분노조절장애라는 ‘정신과적 질병’일 수 있습니다. 분노조절장애의 정신과적인 정식 명칭은 ‘간헐적 폭발성 장애’라고 합니다.
우리 개개인이 가진 지금의 성격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이 됩니다. 하나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이며 두 번째로는 살면서 겪은 환경적인 영향 및 삶의 경험입니다. 이 두 가지가 적절히 섞여 한 개인의 성격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질은 태어날 때 정해진 모습이라 이는 바꿀 수가 없지요. 반면 후천적 영역인 환경 변화, 삶의 경험, 내면의 성찰 등은 개인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바꿔 볼 수 있는 영역입니다. 즉, 개인의 성격의 절반에 해당하는 큰 부분은 우리가 바꿔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죠.
간헐적 폭발성 장애(분노조절장애)는 진단 기준이 존재합니다. 세세한 진단 기준은 복잡할 수 있으니 대략 살펴본다면, 자주 반복되는 공격적인 모습 혹은 때때로 보이는 굉장히 파괴적인 행동을 보일 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격적인 모습의 정도가 통념에 비춰봤을 때 부적절할 정도로 과도한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분의 이야기만으로는 이것이 분노조절장애인지 다혈질적인 성격인지 확실히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체계적인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공격적인 모습은 주변과의 관계를, 그리고 나 자신을 결국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감정 조절에 있어 개인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마음을 돌아보기, 명상, 이완 요법이 있습니다.
마음을 돌아보기란 자신이 매번 화를 내는 상황을 떠올리며 당시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째서 내가 폭발하는지, 다른 대안은 없을지 자주 돌아보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마음을 돌아보는 습관은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서 더 나은 감정적 대처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명상 또한 자신을 마음을 다스리는 데 있어 굉장히 좋은 습관입니다. 몇 번의 명상으로는 효과를 얻기 어려우나 매일 반복된 명상은 감정을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많이 알려진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완 요법이란 몸과 마음에 자주 긴장을 풀어주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긴장된 마음은 팽팽히 당겨진 고무줄과 같아서 작은 자극에도 튀어 나가 버리기 일쑤죠. 따라서 요가와 같은 신체 이완, 가벼운 산책이나 독서와 같은 나에게 주는 시간, 가까운 사람과 나누는 대화 등으로 정서적 이완을 하는 것은 마음의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추천해 드린 방법을 시행해 보시고, 기회가 되시면 꼭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정확한 평가와 알맞은 치료를 받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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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