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조선의 사랑꾼'에서 방송인 박수홍이 혈변으로 급하게 응급실을 다녀왔다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박수홍은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 초기치질을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치질은 항문이 불편한 모든 증상의 질환을 일컫는다. 정맥의 울혈로 피가 나거나 종괴가 만져지는 ‘치핵’, 딱딱한 변으로 항문의 점막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의 염증으로 구멍이 발생하는 ‘치루’, 항문샘에 염증이 생겨 농양이 형성되는 ‘항문 주위 농양’이 이에 속한다.
변을 볼 때 피가 묻어 나오거나 변기통이 새빨개질 정도로 심한 혈변을 본 적이 있다면 최근 변비가 있지 않았나 떠올려 보자. 치질은 모두 변비와 연관 있기 때문이다.
배변을 제때 못하면 대장으로부터 변의 수분이 다 빠져 딱딱해진다. 딱딱해진 변을 배출하려고 무리하게 힘을 주다 보니 치핵, 치열 등의 치질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변의 양이 부족하고 제때 화장실에 가기 힘들어진다. 대장 안에 숙변이 쌓여 배출이 힘들어지는 변비와 이에 따른 치질은 생활습관 및 식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로 충분히 호전 가능한 편이다.
한국영양학회에서 제안한 영양섭취기준에 의하면 성인 남성은 하루 평균 25g, 성인 여성은 2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게 좋다. 야채, 과일, 견과류에는 식이섬유가 많다. 평상시 잡곡밥, 콩, 버섯, 소고기 뭇국, 김, 미역, 다시마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단, 과다한 식이섬유 섭취는 오히려 가스를 생성하고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나 경련성 변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만약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혈액이 항문으로 심하게 쏠려 치핵을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갖은 노력에도 변비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전문의와 상의 후 약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섬유소 영양제와 변비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항문 출혈, 통증 등의 증상으로 치질이 의심된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진을 통해 건강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변비가 있거나 숙변이 많이 있는지 검사할 수 있고, 생활습관 및 식습관을 점검해 섬유소 영양제 등을 처방받을 수도 있다. 40대 이상일 경우 종양이나 다른 장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대장내시경을 진행하기도 한다.
서울항외과 이성대 대표원장은 “항문 출혈은 치질과 대장암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라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검진이나 대장내시경을 통해 질환을 감별하고, 조기 치료를 받아야 치질이나 암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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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