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김장철... ‘후유증’ 피하는 방법은?

#1년에 한 번, 겨울의 초입에서 우리 집엔 항상 큰 행사가 있다. 준비 과정부터 끝난 뒤에도 허리와 어깨, 무릎 통증을 호소하게 만드는 김장. 김장 후에는 몇 날 며칠을 끙끙대며 누워있거나 찜질방을 찾게 하는 김장이 두렵지만, 올해도 50포기의 배추를 주문했다. 김장이 끝난 후 내 몸이 덜 힘들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헬스위크 독자 ros****님 사연)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지난 7일 입동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다. 추위와 함께 어김없이 김장철이 왔다. 김장은 재료 준비부터 나르고, 썰고, 버무리는 등의 과정에서 허리와 무릎, 손목, 팔꿈치 등 관절과 척추 건강을 위협한다. 거기에 쌀쌀한 날씨로 경직된 몸은 부상 위험을 더욱 높이기도 하므로, 부상과 후유증 없는 슬기로운 ‘김장 생활’이 절실하다.

김장은 주부들에게 명절만큼이나 힘든 날이다. 배추나 무 등의 재료를 나르고, 씻고, 절이고, 버무리고, 옮겨 담는 반복 작업은 온몸을 고되게 한다. 특히 퇴행성 변화가 시작된 중년이라면 체감하는 통증은 더욱 커진다.

배추를 들어 옮기고 양념을 비빈 뒤 다시 뒤집어 옮기는 작업은 손목과 팔에 부담을 준다. 팔을 펴고 힘을 쓰는 동작이 반복되면서 팔꿈치에 붙어 있는 근육에 손상이 가기 때문이다. 팔꿈치 통증은 한 번에 큰 충격을 받기보다 작은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았을 때 스트레스가 축적되면서 생긴다.

팔꿈치 바깥 부위에 느껴지는 통증은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물을 따르는 등 손목을 젖히는 동작에서 특히 통증이 심해진다. 팔꿈치 안쪽 통증은 물건을 잡거나 걸레를 짜는 등 비틀기나 쥐어짜는 동작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팔꿈치를 기준으로 안쪽에 통증은 골퍼스엘보, 바깥쪽의 통증은 테니스엘보로 구분하면 된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강진우 원장은 “눌렀을 때 압통이 확실히 증상을 판별하는 기준”이라며 “가사일을 많이 하는 여성들이 팔꿈치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고 말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건초염과 수근관증후군으로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신체 부위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때 생기는 건초염은 힘줄을 둘러싼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인데, 김장으로 움직임이 많은 손목에 쉽게 생긴다.

손목이 저리거나 아픈 흔한 원인은 손목터널증후군, 즉 수근관증후군이다. 손목의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지면서 이곳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눌리면 저림이나 마비 증상을 유발한다. 오랜 기간 집안일을 한 중년 여성에게 흔한 병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저림 증상이나 마비 증상을 자주 느끼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무거운 것을 들고 나르며 허리에 부담이 많이 가 요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증가한다. 등을 구부리는 자세는 큰 하중을 주는데, 시간이 오래될수록 디스크의 압박이 심해진다. 또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비틀림에 의해 급성 요통을 겪는 경우도 흔하다.

대표적인 요추 염좌는 허리를 지탱하고 주변을 고정하는 인대와 주변 근육이 늘어나는 질환이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이상의 무게를 들거나 허리를 삐끗해 생긴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이지훈 과장은 “급성 요추 염좌로 인한 통증은 움직일 때마다 통증 부위가 달라지기도 하며 근육 경직으로 갑자기 허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근육이나 인대 손상이 원인인 급성 요통은 며칠간 통증이 심하다가도 대게 통증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되다가 대부분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급성 요통은 2~3일 정도 짧은 침상 안정 후에 활동을 재개하고,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에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고통스러운 김장 후유증을 피하려면 피로관리가 중요하다. 보온에 신경 쓰고 편안한 옷을 착용하는 것도 부상을 예방하는 요령이다. 특히 혼자 많은 양을 감당하지 말고 여럿이 나누면 몸의 무리나 피로를 막을 수 있다.

무거운 것을 들 때 여러 명이 함께 들면 허리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테이블 위에 재료를 올려두고 의자에 앉아 김치를 담그면 요통을 예방할 수 있다. 김장 도중 틈틈이 정기적 휴식을 취하는 것도 요령이다. 1시간에 한 번씩은 자리에서 일어나 5분 정도 허리를 쭉 펴주며, 손목을 가볍게 풀어주거나 보호대를 착용하면 손목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칼이나 절구 대신 채칼과 믹서를 사용해 손 사용을 줄이고 팔의 피로를 예방할 수 있다. 장시간 손목이나 손가락이 시큰거리면 따뜻한 물에 손을 넣고 풀어주면 좋다. 김장 후 충분한 휴식을 통해 통증이 있던 부위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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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