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폭죽을 까만 가을 하늘을 향해 쏘아 올리면, 폭죽은 공중에서 만개해 화려한 불꽃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자태에 수많은 인파는 ‘우러러’보고, 기념사진을 남기며, 연신 감탄을 자아낸다.
오는 8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서울 세계 불꽃축제’가 개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000년부터 매해 가을 열리던 이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 만에 개최되며, 주최측은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과 이탈리아, 일본 등 3국이 참여하며, 저녁 7시에 개막식을 시작해 9시 30분까지 2시간 반가량 진행된다.
3년 만의 불꽃축제는 여러 논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특히 불꽃놀이를 가까이에서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지며, 불꽃축제가 열리는 지역의 호텔 등 숙박업소 요금이 많게는 5배까지 오른 것이다. 그럼에도 한강이 보이는 자리에 위치한 숙박업소들은 이미 예약이 다 끝난 상태로 알려졌다.
이는 비단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달 22일 열리는 여수 밤바다 불꽃축제와 다음 달 5일 예정된 부산불꽃축제가 열리는 지역의 인근 숙박업소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처럼 ‘비싼’ 숙박요금과 코로나 시대의 수많은 인파 운집에도 불꽃축제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29세 강 모 씨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아침부터 갈 예정”이라고 했으며, 40대 주부 안 모 씨는 “아이들에게 멋진 광경을 보여주기 위해 온 가족이 총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 하루 남은 서울 세계 불꽃축제. 그러나 그 안에 선다는 것이 건강적인 측면에서는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서도 생각이 필요하다.
서울 세계 불꽃축제에서는 보통 10만여 발의 폭죽이 사용된다. 폭죽은 산화제와 환원제를 함유하며, 응용에 따라 접착재료와 발사약, 착색제 등이 첨가된다. 이 폭죽들은 형형색색으로 다채로운 모양을 그리는데, 폭죽이 공중에서 터지면서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것이다.
불꽃에는 납과 크롬, 바륨, 염소산염 등의 독성 물질이 함유, 수많은 인파의 머리 위로 낙하하고 더불어 인근 지역의 가정집으로 유입되기도 한다. 이러한 독성 물질은 인간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환경 오염에도 치명적이다. 한강에 떨어져 한강 생물과 수질 오염에도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독성 물질이 바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폭죽에 의한 독성 물질은 공기 중에 대략 2주가량 머물며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한다.
2시간여의 희열, 그 이후 남는 것은 무엇일까? 올가을, 불꽃축제를 즐길 예정이라면 깊은 고민을 한 번쯤은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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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