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바퀴 작은 구멍에서 냄새가... ‘선천성 이루공’은 왜 생긴 걸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20대 중반 슬기씨는 선천성 이루공으로 고민이 크다. 주기적으로 고름과 냄새가 나는 것이 콤플렉스가 될 지경이다. 누군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이 신경쓰이며, 귓속말을 하려고 하면 반사적으로 피하게 돼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선천성 이루공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 귓바퀴의 구멍을 말한다. 이루공은 태아 시기의 발달 중 귓바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융합이 제대로 되지 않고 틈이 남아 만들어진 것으로, 선천적으로 귓바퀴 앞쪽에 구멍을 가지고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선천성 이루공은 우리나라 국민의 2% 정도가 가지고 있다. 일부 유전의 가능성은 있으나, 모든 환자가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이루공의 안쪽은 동그란 주머니 모양으로 이뤄졌다. 구멍 외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이루공 안쪽에서 분비된 피지와 각질이 쌓여 밖으로 배출되면서 냄새가 나거나 분비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주변이 간지럽고 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 사진=헬스위크 
염증은 이루공 안쪽으로 침투한 세균이 감염을 일으켜 만들어지며, 통증과 고름을 형성한다.

대부분의 선천성 이루공을 가진 이들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이와 같이 염증이 생겼다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배농과 함께 항생제 치료가 이뤄진다.

염증이 반복되면 생활에 불편감을 주므로 이루공을 절제하는 선천성 이루공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다만 수술 결정 시, 수술 후 1~2cm가량의 수술 자국이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삼성서울이비인후과 최지선 원장은 “염증과 같은 문제가 아니라면 선천성 이루공을 특별히 신경 쓰거나 주의할 사항이 있지는 않다”면서, “귓바퀴의 구멍이지만 청력에 영향을 주진 않고, 더 나빠지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 구멍을 통해 내부 주머니로 오염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빠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염증이 자주 발생하면 주변 피부가 악화돼 수술을 하더라도 흉터가 크게 남는다든지 수술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존재하더라도 불편함이 없다면 존재 여부에 크게 관여하지 않아도 되는 선천성 이루공. 그러나 염증을 자주 앓게 되면 이루공의 크기가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되면 신속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