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검사만으로 여성 3대 암을 조기 진단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암 유전자인 ‘BRCA’ 유전자 검사다. 유전자를 증폭시켜 검사하는 방식으로, 2cc 정도의 채혈만으로 정확한 검사가 가능해 비교적 부담이 적다. 또한, 검사결과를 일주일 내외로 빠르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전자 검사의 범위는 발생률 1위로 알려진 ‘유방암’과 사망률 1위인 ‘난소암’, 장기암 1위인 ‘자궁암’이다. 유전자 분석 시 선천적으로 암과 관련된 돌연변이가 있는지, 후천적으로 변형이 생긴 유전자가 있는지에 대한 결과를 알 수 있다.
BRCA란 유방암 유전자(BReast CAncer gene)의 약자로, BRCA 1과 BRCA 2 두 개의 유전자를 말한다. BRCA 1, 2 유전자는 본래 DNA 손상을 복구함으로써 우리 몸을 보호해줘, 유방 및 난소 등의 암 생성을 막는 종양 억제 유전자다. 하지만 변이가 생기게 되면 암 발생 예방능력이 낮아져 여성암의 발생 위험도가 커진다.
BRCA 돌연변이 보유자는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유방암 위험이 최대 85%까지 높아진다. 난소암 위험률 또한 최대 45% 높다. 따라서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중에 여성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본인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고 조기 진단하며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본인이 유방암이나 난소암으로 진단된 경우에도 검사를 통해 유전자 이상을 발견할 수 있고, 가족들의 유전 위험성까지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암이 재발하거나 다른 암으로 전이될 때,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확연하게 다르다. 이처럼 이미 암이 있는 환자에게도 유전자 검사는 필수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산부인과 경민선 교수는 “부모가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 50% 확률로 형제자매, 자녀 각각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며 “가족 중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BRCA 유전자 변이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고 말했다.
유전자 돌연변이는 부모로부터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유전자인데, 한번 양성이 나오면 음성으로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변이된 유전자는 생활 습관 등으로 변형된 후천적 유전자이며, 생활 습관 개선으로 정상화가 가능하다.
미국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경우 유방암, 난소암 가족력으로 유전자 검사 후 침투율이 높은 BRCA1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었다. 이에, 예방 차원으로 유방, 난소 절제 수술을 받고 위험도를 낮춰 화제에 올랐었다.
물론 유전자 변이가 모두 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니, 이 부분에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아도 된다. 유전자마다 변이에 따른 침투율이 다르므로, 본인이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지 파악해 개선하면 된다.
경희대학교병원 유방외과 채수민 교수는 “침투율이 높다는 것은 유전자 변이가 실질적으로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의미”라며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이른 나이부터 철저한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암 발생 확률을 낮추기 위해 화학적 예방법이나 예방적 수술 등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암과 관련된 BRCA 유전자는 돌연변이가 있으면 암 확률이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이에 해당하는 고위험군이더라도 정기검진을 통해 충분히 암을 예방할 수 있다.
바야흐로 병에 대한 다양한 검사법이 마련돼있고, 소량의 혈액 채취만으로 간편하게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는 시대다. 본인이 어떤 암에 대한 위험성이 있는지 평가해보고 암을 예방하며 건강한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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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