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이 모씨는 자궁적출술을 고민하고 있다. 이 씨는 30대 초반에 자궁근종을 발견했으나, 크기가 작아 추적 관찰을 통해 지켜보기로 했다. 그 이후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됐고, 산부인과 정기검진에 소홀했으며, 몇 해 전부터 심해진 생리통과 과도한 생리양이 걱정돼 병원을 찾았다가 자궁적출술을 제안받은 것이다. 그러나 약 5년 가량만 기다리면 폐경이 올 수 있다는 생각과 후유증이 걱정돼 선뜻 수술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자궁적출술은 말 그대로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수술에 따라 자궁 몸통만을 절제하고 자궁경부를 보존하기도 하며, 자궁경부를 포함해 자궁 전체를 제거하기도 한다.
자궁적출술은 자궁이나 자궁 주위 조직에 악성인 암이 의심될 때 시행된다. 또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과 같은 양성질환이 있을 때, 내과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자궁적출술이 필요하다.
특히 위 이씨의 사례처럼, 자궁근종으로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양이 많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받는 경우는 물론, 자궁근종의 크기가 지속적으로 커지는 경우에도 자궁적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적출술을 통해 완벽히 제거가 가능하며, 자궁내막암도 예방할 수 있다. 또 자궁경부암과 난소암 등의 부인암도 자궁적출술로 약 40% 정도 예방할 수 있는 기대효과를 가진다.
자궁적출술에 대한 우려로 요실금과 노화, 성관계 가능 여부 등이 많이 거론되지만, 요실금의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자궁적출술과 요실금 발생은 무관’하다는 입장이 크다. 또 자궁적출술 이후에도 요실금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자궁적출술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자궁적출술을 한 사람에서 요실금 발생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성관계 또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성관계는 외음부 및 질과 관련이 있으며, 자궁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자궁적출술이 질이나 외음부에 변화를 주지 않으므로, 수술 회복 후 성생활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노화에 대한 우려도 많지만, 자궁을 적출한 후 생리를 하지 않기는 하나 폐경이 된 것은 아니다. 난소를 보존하기 때문이며, 난소에서 여성호르몬 분비는 계속된다. 그러므로 ‘자궁적출=폐경’은 잘못된 상식이다.
그러나 ‘여성성 상실’이라는 측면에서 자궁적출술 이후 대개의 경우 상실감과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자궁적출술이 필요한 경우와 다른 내과적인 치료가 가능한지의 여부를 제대로 따져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궁적출술에 대한 과도한 걱정보다, 전문의와의 면밀한 진료와 상담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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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