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아토피 피부염, 정말 자가면역질환일까?

도움말: 배독생기한의원 노윤주 원장

▲ 배독생기한의원 노윤주 원장 
다양한 모습의 피부환자들이 ‘아토피 피부염’을 진단받는다. 다양한 피부들이 뭉뚱그려져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되고 있으며, 이 아토피 피부염은 자가면역질환 안에 범주화돼, 염증과 면역을 억제하고 통제하는 항히스타민제제, 스테로이드 제제, 항염증제제가 투여된다.

정말 아토피 피부염이 자가면역질환이고 염증의 문제라면 면역을 억제하는 치료로 해결될 것이다. 즉, 원인을 자가면역질환으로 설정하고, 증상 역시 면역의 비정상적인 과민반응으로 파악하고, 이를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약으로 치료하면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에서 아토피피부염은 난치병으로 남아있다. 이 치료를 받는 환자 중 아토피가 치료될 거라는 소견을 들은 사람은 몇이나 될까?

난치성 피부 질환을 보는 한의사로서, 임상에서 아토피 환자에게 한약을 처방할 때, 경험적 통계상 70%가량의 환자는 염증을 억제하는 데 목표를 두지 않는다. 특히 만성, 중증으로 내원한 아토피 피부환자에서 90%가량은 염증이나 면역을 억제하지 않으며 치료를 하고 있다.

임상에서 보면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피부 모습은 염증이 아니라 말초 혈관의 순환장애에 가깝다. 환자들의 피부를 살펴보면 가려움과 이로 인한 상처, 이 상처가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못해 반복되는 진물, 문질러서 발생한 주름, 그 위로 앉아있는 어두운 색소, 각질과 건조함 등이 보인다. 특징적인 것은 가려움이 몸의 접히는 부위에서 시작하는 것, 낮보다 밤에 가려움이 심하다는 것, 상처 외의 환부가 어두운 빛을 띠며 건조하다는 것, 백색피부묘기증이 보인다는 것이 있다.

아토피 환자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환부는 팔오금, 무릎 뒤, 사타구니, 발목, 목 등이 있다. 이 부위들은 피부가 접히고 가로선이 있는 부위들로, 이 부위들은 순환이 저해될 여지가 많은 부위다.

또한, 환자들은 주로 밤에 가려움이 심해지는데, 이것이 염증에서 기인한다면 대사가 활발하고, 활동열이 생기고, 햇빛에 노출되는 낮에 악화해야 한다. 아토피 환자들의 가려움은 피부 온도가 떨어지고, 대사와 혈류 순환이 느려지는 밤에 악화한다.

환자들의 피부 상태를 보면 상처 외의 환부는 건조하고 색이 어두운 양상을 보인다. 과잉된 염증반응이 원인이라면 피부는 붉거나 두드러기가 있어야 하는데,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피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건조하고 어두운 피부는 혈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며 재생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래 쓴 환자들, 아토피 피부염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환자들이 보이는 또 하나의 임상 양상은 백색피부묘기증이다. 백색피부묘기증이란 피부를 긁었을 때 피부가 붉게 부풀어 오르지 않고, 반대로 희게 변하는 것이다. 이는 아토피 환자 피부의 혈액순환, 모세혈관의 투과성이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뜻한다. 만약 아토피 피부염이 정말 염증의 문제이고 자가면역질환이라면, 외부에서 자극을 주었을 때 염증반응이 가중돼 더욱 붉게 부어오르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일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아토피 피부염의 근원적인 문제는 피부 모세혈관의 혈류 속도 장애, 피부 모세혈관의 투과성 장애로 귀결할 수 있다. 환자들의 과거력을 살펴보면, 가벼운 피부 질환이 있었을 때부터 면역을 억제하는 제제들을 지속해서 사용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들은 혈관을 수축시키며, 피부로 혈액의 공급을 줄이고, 모세혈관 투과성에 장애를 유발할 충분한 소지가 있다. 단기적으로 가려움을 줄이고 증상의 회복을 위해 사용했으나, 결국에는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고 중증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 혈류의 순환을 높이고 모세혈관 투과성을 높여줘야만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목적을 갖고 만들어낸 방법이 ‘배독법’이다. 배독법이란 기혈을 보강해 피부의 기혈(氣血) 정체를 풀어주는 치료법이다. 즉, 피부의 혈류 순환을 높이고 모세혈관 투과성을 정상화해 가려움을 없애며, 상처를 줄이고, 피부의 재생력을 확보해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배독법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기회에 상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관점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이 자가면역질환으로 치부되고, 잘못된 방법으로 조치되고, 환자를 중증화시키는 것은 타개해야 한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