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건강보감] 마음에 '암세포'가 생겼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부르는 '우울증', 증상과 치료법은?

우리나라는 몇십 년 새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과거에 비해 굶주리는 사람들이 줄었고 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도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1일 평균 자살 사망자 수는 36.15명, 한 시간에 1.5명이 세상을 등진다.

경제적 빈곤, 대인관계 문제, 언어폭력 등 자살을 부추기는 상황적 동기는 다양하지만, 결국 주된 원인이 되는 것은 정신질환이다. 특정 상황이 불러온 감정이 온 정신을 지배하게 되면, 통제불능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마음의 병은 삶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수명을 단축시킨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이 겪는 대표적 정신질환 중 하나인 '우울증'은 감기처럼 찾아와 어느 순간 생명을 위협한다. 삶을 짓누르는 우울감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우울증은 나이를 불문하고 소리 없이 찾아온다. 우울증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관련 학계에서는 심리적·사회적·생물학적·신체적 요인이 우울증세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울장애는 단순히 의욕 저하, 우울감을 넘어 인지적·신체적 변화를 일으키며 일상생활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한다.

▲우울한 상태가 2주 이상 이어지는 경우 ▲식욕이 떨어지고 수면 장애가 심한 경우 ▲정신적 고통으로 사회적 역할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환각과 망상이 나타나는 경우 ▲반복적으로 자살 생각을 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라면 병적 우울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병적 우울증은 치료를 요한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은 의사와의 면담, 심리 검사, 혈액학적 검사, 뇌영상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이 이뤄진다.

우울증 진단 후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약물 치료, 심리 치료가 병행된다. 우울증 환자에게는 항우울제가 처방되는데, 보통 약물 투여 2~3주 후부터 차츰 효과가 나타나고, 4~6주가 지나면 상태가 호전된다. 약물 치료는 완전한 회복을 위해 6개월 정도 지속하는 것이 좋다.

심리(인지) 치료는 환자 스스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방법으로, 우울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울증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전기경련요법'은 전기로 인위적인 경련을 일으켜 정신 질환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약물 치료에 비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2~3주면 우울증상이 호전된다. 자살 위험성이 높고 항우울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 권유된다.

이 밖에 자기장 자극으로 뇌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거나 억제시키는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법'도 우울증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정신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선입견은 옅어졌다. 정신 건강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주저 없이 병원에 내원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모든 병이 그러하듯 우울증도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에 얹혀진 암세포는 크기를 키워가고, 일상의 기능을 하나씩 무너뜨린다. 인지 기능을 점령하고 나면 신체 기능까지 통제하려 든다. 우울감에 삶이 잠식되지 않으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방어하려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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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