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안 마시는데”... 간에 지방은 왜 쌓이나?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43세 여성 진 모씨는 최근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진 씨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기 때문에 지방간이 생길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진 씨에게 지방간이 생긴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지방간은 간의 5% 이상에 지방이 쌓인 경우를 말하며, 술 때문에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술과 관계없이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를 하지 않거나 건강한 음주 습관을 지닌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간에 지방이 많이 침착돼 나타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7년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발생률은 2013년에 비해 약 2배가량 증가, 환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고 50대 연령층에서 호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전체 지방간 환자의 80%가량을 차지하는데, 복부 비만과 당뇨병, 고지혈증이 위험인자이다. 그러나 이 외에도 인슐린 저항성과 장내 세균총 손상 등으로 간 내 지방 침착이 증가하며 발생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중 복부비만이 없는 환자는 약 12% 정도다.

문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단순 지방만 낀 상태이지만, 여기에 염증까지 생겨나면 지방간염으로 발전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중 24%가 지방간염이 생기며, 그중 25%는 간경변으로 발전하고, 그중 10%는 간암이 생길 수 있다는 통계가 나온바 있다. 단순히 지방이 낀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더 큰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방간을 방치해 지방간염이 생기면 간경변증이나 간암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심근경색과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발생률 또한 높인다. 만일 임신 전 지방간이 있는 산모라면 임신성 당뇨병의 발생률이 높아지게 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간은 혈액을 통해 공급받은 영양분을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로 만들어 저장하고, 체내에서 생성된 유해물질과 외부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해독작용을 수행한다. 또 혈액 속 이물질 제거와 면역 형성 등에도 관여하며, 담즙을 생성하고, 에너지 공급 및 조절 등도 담당한다.

그러나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은 손상을 입어도 스스로 고쳐나가는 재생 능력이 뛰어나 기능이 약화되더라도 쉽게 증상을 인지하기 힘들다. 지방간 또한 피로감이나 오른쪽 상복부 불편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뚜렷한 증상이 보이지 않아 자각이 쉽지 않아 대개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혈액검사에서 간 기능 이상소견이 나왔다면 지방간을 의심할 수 있다. 정밀한 진단을 통해 복부초음파검사로 지방에 간이 침착됐는지 확인할 수 있고, MRI 및 CT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또 간 조직검사로 지방간염으로의 진행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의 핵심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체중 감량이다. 건강한 식습관이 필수적이고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골고루 섭취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열량을 줄여 건강한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유산소 운동과 근육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주 4~5회가량 30분 이상 달리기와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을 해주는 것이 좋다.

자기 체중의 5%를 감량하면 간 수치가 호전되며, 10%를 감량할 시에는 지방간을 개선할 수 있다. 이렇게 체중 감량이 달성되면 간 건강은 대부분 정상화를 찾는다. 다만 급격한 체중 감량은 간과 신체에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월 1kg 내외의 감량 속도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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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