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자주 나타나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인의 적정 수면 시간은 7~8시간으로, 수면 중에는 면역 세포가 생산되며 스트레스가 해소돼 행복감이 증가한다. 하지만 불면증이 이어지면 면역력이 저하되고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 주간 졸음증이 발생하며, 안전사고 위험도 커진다.
이음손한의원 박다은 대표원장은 “수면은 학습한 정보를 정리하고 기억으로 저장시키는 작용을 한다”며 “숙면하지 못하면 손상된 중추신경계가 회복되지 않고 업무 수행 능력이 저하되며, 심한 경우 불안장애나 우울증 등 각종 신경정신과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면은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충분히 취해야 할 과정이다. 그렇다면 숙면을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할까?
먼저 요즘처럼 열대야가 잦은 날에는 적정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땀이 잘 발산되는 여름용 침구를 사용해야 한다. 열대야에는 신체가 열을 방출하기 위해 계속 활동하면서 숙면에 이르기 어려워지므로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장시간 작동시키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너무 강하게 틀면 냉방병으로 두통, 몸살, 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낮잠을 피하고 규칙적인 신체 리듬을 유지해야 불면증을 치료할 수 있다. 만약 누운 후 20분이 지나도 잠이 안 온다면 잠자리에서 나와 조용히 활동하며 잠이 오길 기다리도록 한다. 잠들지 않은 상태로 잠자리에 오래 머물면 뇌는 그 공간을 잠자는 곳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수면을 방해한다. 커피, 술, 담배 등은 피하며, 자기 전 음식물 섭취를 삼간다. 야식은 뇌를 각성시키고 수면 호르몬을 억제하게 된다. 특히 잠이 안 올 때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트린다. 자는 동안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며 대사 활동이 계속되므로 충분히 자도 기상 후 피로감이 크다.
전자기기의 사용을 삼가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보통 취침 직전에 스마트폰이나 PC, TV 등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전자기기는 블루라이트를 방출해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수면에 방해가 된다.
자기 전에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도 교감신경에 자극이 돼 수면에 악영향을 미친다.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취침 3시간 전에는 운동을 끝내는 것이 좋다. 만약 잠들기 전에 꼭 운동해야 한다면 스트레칭 정도만 가볍게 진행하는 편이 낫다.
스트레스로 숙면이 어려운 시기가 온다면 수면유도제와 수면제를 사용해도 좋다. 약에 의존할까 봐, 내성이 생길까 봐, 그리고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하는 이들이 있는데, 많은 양을 먹거나 오래 먹는 게 아니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숙면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것보다 일정 기간 약의 도움을 받는 편이 더 현명할 수 있다.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대표원장은 “약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우리가 두통을 경험하면 '아, 진통제 먹어야지!', 체하면 '소화제를 사 먹어야겠다' 하는 것처럼, 수면제 또한 그런 식으로 사용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성적인 불면이 있다면 불면을 일으키는 원인을 탐색하고, 거기 맞는 대처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며 “생각이나 고민이 너무 많아 자주 불면을 경험한다면, 잠들기 2~3시간 전에 미리 노트에 염려와 걱정을 다 적어 보는 '걱정 시간'을 따로 갖거나 마음 챙김 명상 등을 연습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수면장애로 인해 불면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하지 불안 증후군 등의 수면장애가 있다면 수면의 질이 굉장히 낮아진다. 특히 코골이와 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면 당뇨,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치매, 돌연사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비만과 연관이 높으니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이러한 수면장애는 자가 관리가 어려우므로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도 불면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수면은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건강한 숙면을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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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