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늘었으며, 한낮의 폭염은 일사병이나 열사병 등 온열질환 위험을 높이고 있다.
지속되는 폭염에 사망자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4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신고현황(5/20~7/3)에 따르면, 7월 3일 기준 온열질환자는 434명이 발생, 그중 3명이 사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온열질환자(144명) 보다 3배가 많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8월까지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고, 이에 따라 온열질환 환자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폭염이 지속될 시 만성질환자나 노약자, 어린이 등 온열질환에 취약한 연령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이 집중되는 낮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1시간에 10분가량 그늘에서 쉬는 것이 좋다. 어지럼증과 구토, 실신 등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휴식을 취하면서 체온을 낮추고 신속히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온열질환에 취약한 50대 이상 고령층은 물론 전체 온열질환 환자의 35.5%를 차지하고 있는 20~40대 젊은 층도 폭염이 심한 날은 외출을 자제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높은 오후 12시~5시까지 활동을 줄이고 평소보다 수분섭취를 늘려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을 불가피하게 해야 할 때는 레깅스 등 타이트한 옷보다는 헐렁한 반바지와 모자 등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열질환은 말 그대로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사병(열탈진), 열실신, 열경련과 열사병 등 경증질환부터 중증까지 범위도 넓다. 우리 몸이 고온에 노출되면 체온이 상승해 뇌로부터 체온조절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 시작되는데 신체 체표면의 혈액량을 늘려 열기를 발산하고 땀을 내어 체온을 낮추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수분과 염분을 잃게 되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어지럼증과 갈증 증상이 유발되고 곧 온열질환으로 이어진다.
열실신은 체온이 상승할 때 열을 외부로 발산하기 위해 체표면 혈액량이 늘어나는데, 이때 심부 혈액량이 감소해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지며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경우다. 주로 앉거나 누워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나거나 혹은 오래 서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땀에 포함된 수분과 염분이 과다 손실되어 근육경련이 일어나는 것으로 고온 환경에서 강한 노동이나 운동을 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주로 종아리, 허벅지, 어깨 근육 등에 잘 나타난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체온조절 중추)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하는 질환이다. 열사병이 발생하면 다발성 장기손상 및 기능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망할 수 있는 등 온열질환 중에는 가장 심각한 단계이다. 보통 40도 이상의 고열에 심한 두통, 오한, 저혈압, 빈맥 등을 보이고 심해지면 의식장애까지 발생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허인영 응급의료센터장은 “심뇌혈관 만성질환자와 경동맥과 뇌동맥 협착증이 있는 환자들은 탈수 현상에 의해 뇌졸중 비율이 겨울보다 여름에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각별한 건강관리와 온열질환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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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