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타파를 위한 이기자의 제안
당뇨병 환자에게 수분 섭취는 중요한 문제다. 당뇨병에 걸리면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며 이때 수분이 같이 배출되는데, 소변량이 늘어나면서 몸 안에 수분이 부족해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된다.
갈증은 곧 섭취로 이어진다. 그러나 섭취하는 수분이 순수한 물이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기타 음료를 마시는 것은 별도의 문제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요즘, 시원한 음료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당뇨병 환자의 건강관리에도 주의가 필요할 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우리가 마시는 탄산음료, 과일·채소 음료들은 3월부터 소비가 증가해 6~8월이면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외부 활동이 장시간 이어지면 땀과 소변으로 포도당, 수분이 배출되는데, 이때 당뇨약(혈당강하제)을 복용했거나 활동량에 비해 영양 섭취(식사, 간식 등)가 부족하면 저혈당 증상이 올 수 있다.
반대로 너무 과하게 섭취했을 때는 배출된 수분으로 혈당치가 급격하게 올랐다가 반응성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어 여름에는 당뇨환자들이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여름철 당뇨환자들은 음료 섭취와 다양한 제철과일 유혹으로부터 혈당 조절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당류 급원 식품에 음료류가 전체 섭취 당의 32.7%를 차지할 정도로 음료가 당 섭취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섭취 시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탄산음료에는 100g당 평균 함량이 11.3g이며, 과일·채소 음료는 11.8g, 커피(에스프레소 등 무가당음료 포함)는 12.9g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250ml 음료 한 캔을 마셨을 때, 일일 당 섭취 권고량인 50g(1일 열량의 10% 이내·2000kcal 기준)의 절반 정도를 섭취하게 된다.
수박, 포도 등 여름 제철 과일도 섭취 적정량을 체크해야 한다. 과일은 비타민 보충제 역할을 하지만 과일에 함유된 과당은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적정량 섭취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당분이 없다는 제로 탄산음료는 많이 마셔도 괜찮을까?
최근 당분이 없다는 제로 탄산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당뇨 환자 중에도 제로 탄산음료를 다른 음료 대용으로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제로 탄산음료에는 설탕과 열량은 같지만 단맛은 200배에 달하는 아스파탐과 같은 인공 감미료가 사용된다.
대한당뇨병학회 ‘2021 당뇨병 진료지침’을 살펴보면 여러 연구에서 열량이 없는 인공감미료 사용은 혈당개선효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체중감량 효과도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식품성분 표기 규정에 따라 식품 100g(또는 식품 100ml) 당 0.5g 미만일 때 무당질로 표시할 수 있어서 제로 탄산이라 해서 무조건 열량과 당류가 0이라고 할 순 없다. 다만, 당류 섭취를 줄이는 과정에서 대체 음료로 적당량을 단기간 섭취하면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이해리 전문의는 “당뇨 환자라면 여름철 외부 활동으로 갈증을 느낄 때, 물이나 당분 없는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며, “운동 중 저혈당이 발생한 경험이 있었다면 탈수와 저혈당 예방을 위해 운동 중에 스포츠음료를 적정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많이 마시면 혈당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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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