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목소리 되살리는 '광유도 성대주입술' 우수성 입증

▲ (좌측부터)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차원재 교수, 성빈센트병원 허진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성대를 교정해 목소리를 호전하는 ‘성대주입술’을 광유도(light-guided) 방식으로 시행할 시 시술이 더욱 용이해지고 수술 효과도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차원재 교수 연구팀(제1저자 허진 성빈센트병원 교수)이 ‘광유도 성대주입술’의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SCI급 국제학술지 ‘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성대가 마비 혹은 노화, 수술 등의 원인으로 손상되며 성대 접촉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만성적으로 쉰 목소리가 나오거나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게 된다. 이때는 성대에 히알루론산 등 충전물(필러)을 주사해 성대 근육의 부피를 늘려주는 치료를 받게 된다. 성대주입술이라고 하는 이 시술은 성대가 좌우 반듯하게 위치할 수 있도록 교정해, 소리를 낼 때 양쪽이 정확히 접촉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성대주입술은 환자의 고통과 불편감을 줄이기 위해 목의 피부를 통해 주삿바늘을 삽입하는 최소침습적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내시경 카메라를 사용하더라도 후두의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성대 내에서의 바늘 끝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 시술을 할 수 있는 숙련된 전문의는 국내에서 손에 꼽힌다. 따라서 시술이 의도대로 되지 않거나 합병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위험성도 높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주삿바늘에 연결된 광원 장치로 충전물이 주사되는 위치(바늘 끝)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광유도 성대주입술’ 기술이 개발됐다. 차 교수팀은 성대 한쪽이 마비되는 일측성 성대마비를 가진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광유도 성대주입술을 실시했다. 시술 중 급성 합병증 여부(안전성), 평균 시술시간(시술 용이성)을 기록했다. 또 시술 전 및 시술 1개월 후 주관적 음성검사, 다면음성평가, 공기역학적 음성검사(수술 효과) 등을 시행해 결과를 분석했다.


▲ 수술 시 내시경을 통해 본 성대 사진. 일반 성대주입술 시 가느다란 바늘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광원을 장착하고 있는 바늘이 삽입될 시 불빛으로 쉽게 알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시술자는 내시경을 통해 관찰된 빛의 위치와, 성대 표면에 바늘이 들어갈 때 밝기가 어두워지는 등의 변화를 토대로 깊이 및 방향에 대한 정보를 얻어 안전하고 정확하게 시술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시술 장비와 관련된 급성 합병증이 나타난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또한 1개의 상용화된 주사 약물(1ml)을 주입하는데 걸리는 평균 주사 시술 시간은 95.6초(±40.6초)로 나타났다. 특히 바늘을 위치시키는 조준 과정에서 22.6초(±18.4초)가 소요돼 시술 용이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술 후 4주까지 치료 효과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음성 장애 지수 검사를 비롯해 음성의 쉰 정도와 거칠기 등을 평가하는 청각심리검사(GRBAS scale)에서 크게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이밖에도 최대 발성 시간, 평균 호기속도(폐에서 가스 교환을 끝내고 내뱉은 공기의 속도) 등의 공기역학적 검사에서 유의미하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차 교수는 “광유도 성대주입술이 의료진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보다 용이하고 안전한 수술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미국이비인후과 춘계종합학술대회(COSM)에서도 논문이 발표됐다. 또 미국후두학회로부터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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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