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접어들면서 찬 기운이 몸을 감싸고 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에게는 유난히 곤혹스러운 계절이다. 날씨의 변화로 추위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유독 추위를 많이 탄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내분비기관으로 뇌에 있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신호를 받아 갑상선호르몬을 생성한다.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할 때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타난다. 갑상선호르몬은 열과 에너지를 생성하며 대사 속도를 조절한다.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대사 기능이 저하돼 추위를 잘 타게 되고 땀이 잘 나지 않으며,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진다. 또 얼굴, 손발이 붓고 많이 먹지 않는데도 체중이 증가한다. 이 외에도 쉽게 피로해지고 집중력, 기억력이 저하되며, 목소리가 쉬고 말이 느려질 수 있다. 소화 기능이 저하돼 변비가 생기고 근육통, 관절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 자체의 이상으로 인한 '일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과 뇌하수체 이상으로 인한 '이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구분한다.

환자의 대부분이 일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에 해당하며, 만성 자가면역 갑상선염이 주요 원인이다. 일명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라 불리는 만성 자가면역 갑상선염은 갑상선에 자가면역 반응이 일어나 자가항체가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갑상선에 림프구 등 염증 세포가 모여들면서 갑상선 세포들이 서서히 파괴되는 만성 염증질환이다.

이 외에도 급성, 아급성 갑상선염에 의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대부분 치료 없이 회복된다.

또 출산 후에 산후 갑상선염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기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이어진 뒤 자연스럽게 회복되는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시행된다.

특히 임신 중에는 갑상선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임신 기간에는 생리적인 변화로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은 태아의 뇌 발달과 성장에 필수적이므로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주는 것이 좋다.

이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는 뇌하수체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한다. 뇌하수체 종양이나 수술, 치료 등에 의한 손상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지만, 일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에 비해 매우 드문 편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방치하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는 경우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가 필수적이다. 몸의 대사기능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부족한 호르몬을 채워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 치료한다. 약물은 오래 복용해도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기에,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도록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갑상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무기력하고 피로하고, 추위를 심하게 느낀다면 갑상선 이상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계절 변화에 따른 증상이 아닌,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