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마우스와 키보드, 휴대폰을 오가는 손…손목건초염 주의

도움말: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 철 원장

▲ 사진제공 - 윌스기념병원

코로나19로 실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방송시청시간이나 게임시간이 늘어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4월 스마트폰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한 시간은 월평균 155.46분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약29분)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PC의 경우 이용시간 증가 폭이 더 컸는데, 같은 기간 PC를 통한 방송프로그램 시청시간은 월평균 123.31분으로 전년대비 67%(약49분)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 게임업체에 따르면 3월 모바일 게임 이용자의 게임 다운로드 횟수가 1월 대비 35% 늘어난 12억 건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줄어든 실외활동으로 스마트폰이나 PC사용이 증가했다. 또 손목의 통증으로 호소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보통 손목은 일할 때나 밥 먹을 때, 씻을 때 등 거의 모든 상황에서 움직이고 있다. 요즘은 쉴 때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거의 대부분의 손과 손목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손목을 자주 사용하면 통증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빨갛게 부어 오르고, 손가락이 저리고, 움직일 때마다 마찰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건초염이라고 하는데, 손가락이나 손목에 주로 발생한다. 건초염은 건초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건초란 손목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지는 2개의 힘줄을 싸고 있는 얇은 막으로 힘줄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 중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면 통증이 심한 질환을 처음 발견한 의사의 이름을 따서 ‘드꿰르뱅 병’이라고 한다.

손목건초염은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통증이 심해져 6월~8월에 병원을 많이 찾는 편이다. 주로 50대 이상의 여성환자들에게 많이 나타났다. 유독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해부학적 구조상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 젊은 세대와 남성에게 발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앞서 말한 모바일게임 이용자가 대부분 2030 남성이고, 주로 엄지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는 특성상 젊은, 남성 환자의 발병률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5년 미국의학협회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8주간 모바일게임에 매진했던 29세 남성이 엄지손가락 힘줄 파열로 병원을 찾았던 사례가 게재되기도 했다.

손목건초염은 발병 부위가 좁아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엄지손가락을 안쪽으로 두고 주먹을 감싸 쥐어 아래쪽으로 손목을 꺾었을 때(핑겔스타인 검사) 통증이 발생하면 손목건초염일 확률이 높다. 아니면 엄지손가락과 손목 사이에 파여있는 부위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있다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물론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을 권한다.

초기에 발견한 경우 활동을 중단하고 충분한 휴식과 찜질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손목이 붓고 열감이 있다면 냉찜질을, 열감이 느껴지지 않고 통증만 있다면 온찜질이 좋다. 대부분 보조기 착용과 소염제 복용, 찜질, 물리치료 혹은 주사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수개월 보존적 치료만으로 차도가 없다면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수술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통증이 있는 부위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한다면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평소 힘줄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접어서 붙이기, 한 손으로 고무줄을 손 끝에서부터 손목으로 내리기 등 PC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에 간단히 시행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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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