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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저는 40대 헬스위크 독자이고, 저희 엄마 문제로 문의를 드려봅니다. 저희 엄마가 지난해 10월경부터 냄새를 못 맡고 계신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됐습니다. 아프거나 불편한 증상은 없으시다고 합니다.
이비인후과 문제인가 싶기도 했지만, 엄마 주변분들 중에 치매 초기 증상일 수 있다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 걱정하고 계십니다. 치매 가족력이 있어 치매에 대한 불안감을 항상 크게 가지고 계셨기에 더욱 걱정이 크신 것 같습니다.
정말 냄새 못 맡는 것이 치매 초기 증상인가요? 그렇다면 이비인후과에 가야하는지, 신경과에 가야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주변분들 말씀처럼 정말 치매 증상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되는데, 냄새를 못 맡는 것과 치매는 관련이 있는건가요? 코만 검사해도 되는지, 뇌 검사도 같이 해봐야 하는지,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도 궁금합니다.
어머니께서 냄새를 못 맡으시는 증상이 걱정이시군요. 냄새를 못 맡으신다면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상악동염이나 알러지성 비염 및 기타 상기도 염증 질환이 있습니다. 이는 x-ray 촬영으로 간단하게 판단할 수 있고, 동반된 증상으로 콧물, 기침, 가래, 후비루 등이 있을 수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가끔 코에서 냄새가 난다고 호소하시기도 하고요. 최근 국내에서 급증한 covid-19 감염력이 있으시다면 완치 이후에도 수개월간 후각이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동반된 이비인후과적 증상이 없으시다면 신경과적으로 원인을 확인해봐야 합니다. 신경과적으로 뇌에 문제가 있어 후각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냄새를 맡는 후각신경은 코에서부터 뇌까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손상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최근 독성물질에 노출됐거나 머리를 다친 외상력이 있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독자님께서 걱정하신 바처럼 알츠하이머형 치매인 경우 초기부터 뚜렷한 후각 장애가 올 수 있고, 파킨슨병에서도 역시 손 떨림이나 경직, 서동 및 특이적인 걸음 양상과 같은 뚜렷한 운동장애가 발생하기 수년 전부터 후각 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후각 저하만으로 치매와 파킨슨병을 의심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기억력 장애가 있거나, 다른 운동장애가 동반되어 발견된다면 초기에 적극적인 신경과 전문의의 면담과 진찰, 검사가 필요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특정 부위의 뇌종양이나 다발경화증 등의 다른 뇌손상이 있는 경우에도 후각장애가 올 수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발생해 지속적인 후각장애 증상이 있고 다른 이비인후과적인 증상이 없다면 신경과에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아보시고 대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 필요한지 확인해 보시길 권고드립니다.
또한 당뇨나 갑상샘 저하 등 내과적인 문제도 의심해볼 수 있으니 피검사 등 다각적인 진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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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