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트레스 & 자율신경 & 자율신경실조증의 관계

도움말: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

▲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 1위가 ‘스트레스’라고 할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는 너무나 친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스트레스(stress)의 어원은 '팽팽하게 죄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스트링게르(stringer)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생활에 활력을 주고 인체를 건강하게 해줄 수 있다. 다만 만성적인 스트레스의 축적은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자율신경의 균형을 무너뜨려 만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율신경&자율신경실조증이란?
인체의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나눌 수 있다. 자율신경은 말초신경계의 한 종류로,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스스로 알아서 내부 환경 변화나 외부 자극에 대해 혈압, 호흡, 소화, 체온 조절 등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신경이다.

자율신경은 긴장 상태에서 작용하는 교감신경과 그와 반대되는 이완 상태에서 작용 하는 부교감신경으로 이뤄진다. 이 두 신경이 서로 유기적이고 자율적으로 조절이 되어야 인체는 항상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자율신경실조증은 이런 조절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를 말하며, 단기간의 극심한 스트레스 또는 만성 스트레스가 주요한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와 자율신경계의 관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나서 두통, 불면증, 혈압 상승, 가슴 두근거림, 호흡 불안, 위장장애 등의 증상을 경험하는 것은 드문일이 아니다. 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의 한 축인 교감신경계가 급격하게 흥분이 되면서 자율신경의 조절능력이 상실된 자율신경실조증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만약 교감신경과 길항작용을 하는 부교감신경이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면, 이런 스트레스들이 적절히 해소가 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축적되면서 자율신경 조절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다양한 질병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자율신경은 척추의 앞과 내장기관 등 인체 곳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자율신경의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증상과 질환
신경계: 두통, 어지러움, 이명, 불안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브레인포그
순환기계: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기립성저혈압, 수족냉증
소화기계: 소화불량, 과민성대장, 설사, 변비
근골격계: 원인 불명의 척추, 관절 통증, 근육 경직 또는 떨림, 하지불안증후군
비뇨 생식계: 빈뇨, 생리전 증후군, 성기능 저하, 스트레스성 난임 불임
피부: 감정홍조, 스트레스성 탈모, 지루성 두피염, 알러지


이렇게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자율신경실조증은 불행히도 MRI나 CT, 초음파 등의 검사로 확진을 할 수가 없다. 일부 스트레스 진단용 검사기로 자율신경 균형도 및 활성도를 추정해 볼 수 있지만, 증상을 바탕으로 임상적인 판단이 진단기준이 되기에 치료가 더 난해하다.

그래서 자율신경실조증이 있는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경과, 내과, 정형외과, 비뇨기과 등 수많은 병원을 다니면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원인을 알 수 없고 ‘심리적인 병’ 또는 ‘예민해서 그런 병’이란 설명을 듣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다 결국에는 정신과에서 신경안정제 등의 약물치료를 받기도 하지만, 다양한 증상들이 쉽게 해소되거나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MRI, CT, 핵의학 검사 등 수많은 진단용 의료기를 활용하는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자율신경의 문제가 비과학적이거나 단순히 심리적인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의학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증상이나 증후 그리고 치료에 한계를 드러내는 질환에서 자율신경이 의외의 해답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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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