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뇌종양, 정말 두려운 암일까?

도움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윤완수 교수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윤완수 교수

뇌종양은 ‘뇌’라는 미지의 영역에, 또 다른 미지의 질환인 ‘종양’이 발생하는 병이다. 그러나 알려진 두려움에 비해 그리 익숙한 질병은 아니다. 다른 종양에 비해 유병률도 낮고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실제 2019년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뇌종양의 조유병률(인구 10만 명 당 유병자수)은 25.2명으로 흔히 알려진 갑상선암(900.2명), 위암(621.3명), 대장암(544.9명), 유방암(504.7명)보다 크게 낮다.

뇌종양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한다. 양성과 악성을 모두 포함하는데, 양성에는 뇌수막종, 뇌신경초종, 뇌하수체선종 등이 있고, 악성은 악성 신경교종, 전이성 뇌종양, 림프종 등이 포함된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뇌 손상, 방사선, 유전, 연령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뇌종양의 유병률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증가한다. 흡연 역시 악성 신경교종의 위험을 1.22배 증가시킨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

증상은 발생 위치나 크기, 종류, 커지는 속도 등에 따라 다양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 성격 변화, 편측 마비, 언어장애, 발기부전, 시력 저하, 어지럼증, 청력감소, 경련 등이다. 노인의 경우 치매와 같은 기억력 저하나 행동 이상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증상만으로 뇌종양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치료는 종양의 종류, 위치, 증상에 따라 결정된다. 노인의 경우 연령이나 기저질환 여부도 중요하다. 뇌수막종 같은 양성종양은 수술이 원칙이다. 다만 수술이 어렵거나 거부감을 가진 환자는 방사선치료를 진행한다.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으면 수술 없이 경과 관찰을 할 수도 있다. 악성종양은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외과적 절제술이 원칙이지만 기저질환이 심각한 노인의 경우 수술이 항상 우선되지는 않는다.

뇌종양 수술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두개골을 여는 개두술을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당수가 뇌내시경수술로 진행된다. 뇌내시경수술은 뇌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환자의 수술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수술 후 출혈과 통증이 적어 입원 기간이 짧다. 환자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뇌의 바깥쪽에서 종양 부위로 접근해 뇌 손상과 수술 후 상처 없이 종양을 제거한다. 경우에 따라 눈썹 주름선을 따라 2~3㎝만 절개하고 뇌종양을 떼 내기도 한다.

‘각성 수술’도 있다. 환자와 의사가 대화를 하면서 진행하는 이 수술은 종양과 정상 뇌의 경계가 모호한 종양을 잘라낼 때, 정상적인 뇌 기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가급적 많은 종양을 떼어내 종양과 뇌 기능의 밸런스를 맞출 때 시행된다.

모든 병이 그렇듯 뇌종양의 치료 역시 의사와 환자, 보호자가 같이 협력했을 때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의사는 환자에 맞는 더 좋은 치료법을 찾아야 하고, 환자와 보호자는 이를 잘 따라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의학기술의 발달로 뇌종양의 치료에 큰 발전이 있었고 새로운 치료법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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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