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흔하지만 치료가 어려운 ‘턱관절 질환’에 대해

도움말: 경희궁전한의원 장호기 원장

▲ 경희궁전한의원 장호기 원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우리 국민의 셋 중 한 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의 높은 유병률(30~40%)을 자랑하며, 특히 20대 여성의 유병률이 가장 높은 이 질환은 과연 무엇일까요? 제목에서 예상하셨다시피 바로 ‘턱관절 장애(TMD, Temporo-Mandubular joint Disorder)’입니다.

턱관절 장애란 턱관절의 염증이나 탈구 또는 탈구의 전 단계인 아탈구로 인해 통증과 잡음이 생기고 입을 벌리는데 장애가 있는 질환을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입을 벌리기가 힘들거나, 어느 정도 이상 입을 벌리게 되면 ‘지직’과 같은 모래 비비는 소리 또는 ‘딱’하는 소리가 발생하거나, 입을 크게 벌릴 때 양쪽 턱관절이 교차로 열려 지그재그 모양으로 입이 벌려지는 등 턱관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증상을 일컬어 턱관절 장애라고 칭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증상이 다양한 만큼이나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턱관절 장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턱관절 장애 원인
턱관절 장애의 원인은 한가지 콕 집어서 말하기 힘든 만큼 다양합니다. 급성의 경우 운동이나 권투, 격투기를 하거나 따귀를 맞아 턱에 외상을 입어 관절에 이상이 오는 경우나 자동차사고로 인해 턱관절 장애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빨리 치료하면 회복도 빠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늦지 않게 치료하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턱관절 장애 환자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성의 경우, 자세나 생활습관이 오랜 세월 쌓여 턱관절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갈이, 이를 꽉 무는 습관,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는 습관, 턱 괴기, 엎드려 자는 습관 등 턱과 관련된 습관들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다리꼬기, 양반다리, 짝다리 집기, 꾸부정한 자세 등 척추-골반대의 불균형 역시 목뼈와 턱의 관계 속에서 턱관절에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오랜 세월에 걸쳐 턱관절 장애가 진행됐기 때문에 치료기간 및 교정 기간 역시 길어지게 됩니다.

-턱관절 장애 증상
턱관절 장애의 임상증상 중 가장 흔한 증상은 ‘개구음’, 즉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턱관절 장애 초기증상으로 턱관절 부위 통증은 없는 반면 소리만 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소리는 ‘딱딱’거리는 소리부터 모래알을 비비는 듯한 소리인 ‘지직’거리는 소리까지 보통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렇게 개구음이 발생했다는 뜻은 턱관절 디스크가 이미 제 위치를 벗어나 있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턱관절 디스크가 이렇게 자기 위치를 못 찾고 있는 상태에서 하루에 수백 번씩 입을 열고 닫게 되면 턱관절에 염증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염증이 진행되면 입을 여닫는게 더욱 불편해지거나, 잘 벌어지거나 다물어지지 않게 되고, 턱을 움직일 때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씹기 근육에 피로가 쌓여 교근이나 측두근에 뻐근한 통증이 생기게 되고, 더 나아가 목이나 어깨, 머리까지 뻣뻣하고 결리게 됩니다. 이외에도 만성피로, 현기증, 이명, 편두통, 안면비대칭 등 턱관절 장애 하나만으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턱관절 장애 치료
턱관절 장애의 경우 병을 얼마나 방치했느냐에 비례해 치료기간이 달라지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급성의 경우 1~2주 정도의 치료로 증상은 좋아지는 반면, 서서히 진행된 만성의 경우 적어도 3~6개월가량의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게 됩니다.

한의원에서의 치료는 추나요법과 침, 부항 그리고 필요에 따라 한약처방까지 들어가게 되는데요. 먼저 추나로 틀어진 척추와 골반대를 교정하고 턱관절 수기를 통해 아래턱이 부드럽게 벌려질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침과 부항으로 경직되거나 짧아진 얼굴 및 목-어깨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게 됩니다. 스트레스나 어혈로 인한 턱관절 장애가 온 경우 한약처방으로 그 원인을 해결하여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이상으로 현대인들의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인 턱관절 장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턱관절 장애는 아주 흔하지만 초기 증상이 미약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기 쉬운 만큼 방치되기 쉬운 질환입니다. 그러나 무심하게 방치돼 좋지 않은 습관들이 쌓여 만성이 되면, 삶의 질을 급속도로 떨어뜨릴 수 있는 무서운 질환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만성으로 진행된 턱관절 장애의 경우 탈출된 턱관절 디스크를 다시 정복해 원위치로 이동시키는 것 자체가 힘들뿐더러, 치료 중에도 하루에 수백 번씩 입을 열고 닫으면서 턱관절을 사용하기 때문에 치료 자체의 기간은 방치된 시간에 비례해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턱관절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거나 입을 열고 닫는게 불편하다면 늦지 않게 치료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적극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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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