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겨울철에 유독 다양한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바이러스의 특성과 환경적 요인이 맞물리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고 공기가 건조한 겨울철은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파괴되지 않고 오랫동안 생존하며 멀리 퍼져나가기 최적의 조건이다. 여기에 추위를 피해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밀집도가 높아지고 환기가 부족해져 사람 간 전파 위험이 급격히 상승한다. 이러한 환경적 특성 때문에 독감과 코로나19, 폐렴균 등이 한꺼번에 유행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Q. 증상만으로 질환을 구분하는 것이 왜 위험한가?
A. 겨울철 유행하는 호흡기 질환들은 초기 증상이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발열, 기침, 인후통, 근육통은 독감과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감기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 전문가조차 증상만으로는 확진하기 어렵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는 고열 같은 전형적인 증상 대신 단순히 기운이 없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만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노환이나 가벼운 피로로 오해해 방치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고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Q. 증상이 비슷하다면 일단 집에 있는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A. 절대 권장하지 않는다. 질환의 원인에 따라 치료 약물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세균성 폐렴에는 항생제가 필수적이지만, 바이러스성 질환인 독감이나 코로나19에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다. 오히려 불필요한 항생제 복용은 몸속 유익균을 죽이고 항생제 내성을 키워, 정작 세균 감염이 발생했을 때 약이 듣지 않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독감은 항바이러스제를, 폐렴은 항생제를 써야 하므로 반드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Q.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실시하는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는 어떤 차이가 있나?
A. 신속항원검사는 현장에서 15분 내외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빠른 선별에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양이 적은 감염 초기에는 음성으로 나올 확률이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PCR(유전자 증폭) 검사는 아주 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복제하여 증폭시키기 때문에 정확도가 매우 높다. 비록 유전자 증폭 과정이 필요해 결과 확인까지 수 시간에서 하루 정도 시간이 더 걸리고 비용이 발생하지만, 정확한 확진과 후속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고위험군이라면 반드시 PCR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A. 호흡기 질환은 단순히 '지금 아픈 증상이 낫는 것'보다 '앓고 난 뒤의 합병증을 막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는 회복 후에도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만성적인 전신 쇠약을 남길 수 있다. 열이 크게 나지 않더라도 평소보다 숨이 차거나 무기력함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으시기 바란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불필요한 약 복용은 줄이고, 내 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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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