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 바람이 뼛속까지 스미는 겨울은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싸는 것이 일상이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위들이 있다. 바로 머리, 목, 손과 발이다. 단순히 패션 아이템으로 여겨지던 모자, 목도리, 장갑이 사실은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필수적인 ‘생존 아이템’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체온 조절 능력이 약해진 노년층에게는 이 보온용품들이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방어 수단이 된다.
우리 몸은 36.5°C라는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러나 외부 환경으로 인해 체온이 불과 1°C만 내려가도 우리 몸에는 심각한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 체계를 담당하는 백혈구의 활동이 둔화되어 면역력이 최대 30%까지 떨어질 수 있으며, 이는 감기나 독감 등 겨울철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에 취약해지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또한, 체온 저하는 혈액순환을 저해하여 신진대사 기능을 느리게 만들고, 소화 효소 활동까지 저하될 수 있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악화시킨다. 따라서 겨울철 체온 유지는 단순한 안락함을 넘어, 우리 몸의 방어 체계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조건인 셈이다.
노년층은 신체적인 특성 때문에 젊은 사람들보다 체온 유지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지방층이 얇아져 열을 생산하고 보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또한,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인지하는 감각 기능도 둔화되어 저체온 상태가 되어도 본인 스스로 위험을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심혈관 질환 위험의 증가이다.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게 되는데,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이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치명적인 응급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노년층에게 모자, 목도리, 장갑은 단순히 추위를 막는 것을 넘어, 혈압의 급격한 변동을 막고 신체를 보호하는 필수적인 의료 보조 장치와 같다.
우리 몸에서 열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두 부위는 바로 머리와 목이다. 두피에는 혈관이 밀집되어 있고 혈액순환이 왕성하게 이루어지므로, 머리에서만 전체 체열의 20~30% 이상이 손실될 수 있다. 모자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이 막대한 열 손실을 효율적으로 차단하여 전체 체온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목에는 뇌로 가는 주요 혈관과 자율신경계가 지나가기 때문에, 목을 따뜻하게 감싸면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근육 긴장이 완화된다. 목도리는 차가운 공기가 직접적으로 호흡기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어 감기나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다. 이처럼 모자 하나와 목도리 하나가 우리 몸의 '열 출입구'를 봉쇄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손과 발은 심장에서 가장 먼 말단 부위로, 체온 변화에 가장 민감하고 혈액순환이 취약한 곳이다. 손발이 차가워지면 말초 혈관이 수축하여 전신의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미치고, 면역력 저하로 이어진다. 장갑과 두꺼운 양말을 착용하여 손발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것은 동상이나 수족냉증 완화에 필수적이며, 전신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몸 전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겨울철에 모자, 목도리, 장갑은 단순히 찬 기운을 막아주는 방한 용품을 넘어,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심혈관계 질환을 포함한 각종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하고 쉬운 선택이다. 특히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진 노년층은 외출 시 이 ‘보온 삼총사’를 필수로 착용하여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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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