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폭식’ 주의보! 겨울철 비타민 창고 ‘귤’의 명과 암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추운 겨울철, 따뜻한 이불 속에서 귤 한 상자를 순식간에 비워내는 것은 많은 사람이 즐기는 소소하고 행복한 일상 중 하나이다. 귤은 비타민 C를 비롯한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여 우리 건강에 매우 이로운 과일로 알려져 있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섭취량을 조절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효능이 입증된 ‘천연 비타민 창고’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귤의 대명사인 비타민 C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우리 몸의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면역 체계를 효과적으로 강화하여 겨울철 감기 예방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또한, 피부 미용에 필수적인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여 추위와 건조함으로 푸석해지기 쉬운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귤의 껍질 가까이에 있는 흰 섬유질(실 같은 부분)에 풍부한 헤스페리딘(Hesperidin)이라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성분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기여하여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와 같은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귤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변비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풍부한 구연산 성분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을 분해하여 겨울철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우리 몸에 좋은 귤이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거나 매일 습관적으로 과도하게 섭취하면 다음과 같은 건강상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가장 흔하게 겪는 부작용은 손바닥, 발바닥, 코 주변 등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증상이다. 이는 귤에 다량 함유된 베타카로틴이라는 색소가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어 피부에 착색되는 현상으로, 의학적으로 ‘카로틴 축적증(Carotenemia)’이라고 불린다. 이 증상은 독성이 있는 황달과는 달리 섭취를 중단하면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심한 경우 진짜 황달과 혼동될 수 있으므로 섭취량을 반드시 조절해야 한다.

또한, 귤은 산도가 높은 과일에 속한다. 특히 공복에 귤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위산을 과도하게 분비시켜 속 쓰림, 위염, 또는 역류성 식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평소 위장이 약하거나 위산 역류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섭취량을 더욱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귤은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당분(과당)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귤 한 개 자체의 칼로리는 높지 않지만, 무심코 여러 개를 연속해서 먹을 경우 총 당분 섭취량이 급격히 늘어나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킬 수 있으며, 남은 당분은 지방으로 전환되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당뇨 환자는 섭취량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귤의 좋은 효능은 충분히 누리면서도 부작용은 피하기 위해서는 성인 기준으로 하루 2~3개 이내로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한, 귤의 산이 위장에 부담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공복을 피하고, 식사 후 디저트나 간식으로 섭취하여 위장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껍질 안쪽의 흰 섬유질(알베도)에는 혈관 건강에 좋은 헤스페리딘이 풍부하므로, 이 부분을 떼어내지 않고 함께 먹는 것이 건강에 더욱 이롭다.

귤은 겨울철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을 공급하는 고마운 과일이지만, 몸에 좋다고 하여 무작정 많이 먹기보다는 정해진 적정량을 지켜 건강하게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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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