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단순히 감성적이어서가 아니라, 실제로 눈 건강의 변화로 인해 눈물이 과도하게 분비되거나 고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눈물 고임 현상은 노안과 함께 찾아온다.
노년기 눈물 고임의 주된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안구건조증이다. 나이가 들면 눈물샘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눈물 구성 성분의 균형이 깨져 눈물의 질이 나빠진다. 이로 인해 눈물층이 불안정해지고 눈물 분비량이 줄어들어 눈이 건조해진다.
눈이 건조하고 뻑뻑해지면, 우리 몸은 이를 자극으로 인지해 눈물샘을 자극해 반사성 눈물을 과도하게 분비한다. 이 반사성 눈물은 일시적으로 눈을 촉촉하게 하지만, 질이 좋지 않아 금방 증발해 버리고 다시 건조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며 눈물이 넘쳐흐르게 된다.
눈물 배출 경로에 문제가 생겨 눈물 고임이 발생할 수도 있다. 눈물은 눈 표면을 적신 후, 눈물점을 통해 눈물소관, 눈물주머니, 코눈물관을 거쳐 코 속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눈물점이나 눈물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염증, 외상, 또는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배수구가 막히면 물이 고이듯, 눈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눈에 고이거나 넘쳐흐르게 된다.

이유 없이 눈물이 자주 나거나 고인다면, 정확한 원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위해 안과를 방문, 눈물량, 눈물막 파괴 시간, 눈물 배출 경로의 상태 등을 정밀하게 검사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안구건조증이 원인인 경우,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꾸준히 점안해 눈의 건조함을 완화하고 눈물막을 안정화시켜야 한다. 생활 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건조한 환경은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므로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몸 전체의 수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마이봄샘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눈꺼풀 온찜질을 하고, 20분마다 20초씩 먼 곳을 바라보며 눈에 휴식을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치료는 염증이 동반된 경우 염증을 가라앉히는 안약 처방이 필요할 수 있다. 눈물점이나 눈물관이 막힌 경우에는 실리콘 관을 삽입하는 시술이나 눈물길을 다시 만들어주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눈꺼풀 변형이 심한 경우 수술적 교정이 필요할 수 있다.
노년기 눈물 고임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시야를 방해하고 일상생활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눈물의 과도한 흐름으로 인해 눈 주변 피부가 짓무르거나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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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