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미세먼지가 몸에 미치는 영향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며칠째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먼지로, 대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700만 명이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한다고 발표했다. 또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가 심혈관 및 폐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이라 밝혔다.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인 미세먼지는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아 폐 깊숙한 곳에 쌓여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킨다.

천식 환자는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기관지가 수축해 발작이 잦아지면서 기침, 천명,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등이 심해진다.

COPD는 호흡기에 염증이 지속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폐와 기도를 좁혀 호흡을 힘들게 하고 폐 기능을 저하시킨다. 담배 연기, 대기 오염 등에 장기간 노출될 때 발병률이 높아진다. 초기에는 숨이 차고 기침, 가래가 나오지만, 증상이 경미하고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호흡곤란이 심해진다. COPD로 신체에 산소 전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내부 장기가 손상되고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장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호흡 곤란과 함께 가슴이 답답하고 천명음이 이 나타나면 폐 기능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는 COPD를 비롯, 폐암 발병률도 높인다. 폐암은 흡연과 관련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흡연자라 해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지역에 살고 있다면 폐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신장과 전립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용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노미정 단국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박지환 단국대학교 자유교양대학 코딩교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기준에 부합하는 23만1997명을 분석했다. 이후 에어코리아 미세먼지 데이터를 연계해 2005년부터 3년간 미세먼지 노출을 확인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지역별 비뇨기계 암 발생률과 미세먼지 농도 분포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또 비뇨기계암이 진단된 환자를 미세먼지 농도의 중앙값(56㎛/㎥)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고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비뇨기계암 발병 위험률을 분석했다. 미세먼지 노출이 많은 그룹(56㎛/㎥ 이상)은 비뇨기계암 발병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 성별, 흡연, 음주, 당뇨, 고혈압 여부를 보정한 후에도 결과는 동일했다.


특히 신장암과 전립선암의 발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미세먼지에 포함된 납, 카드뮴 등 중금속 성분은 체내에 들어가면 잘 배출되지 않고, 축적량이 늘어나면 신장암, 전립선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미세먼지는 안질환, 피부질환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한다. 또 미세먼지는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외출 시 KF94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해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는다. 실내에서는 환기를 주기적으로 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물을 많이 마시고,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채소를 섭취하면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계속되는 미세먼지 '나쁨'에 건강까지 나빠지지 않게 건강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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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