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멈추지 않는 기침, '이 질환' 의심해야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은 기도에 들어온 이물질, 바이러스 등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기침을 한다. 자연스러운 방어 작용이지만 기침이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면 일상에 불편을 야기할 뿐 아니라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기침은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 아급성, 만성으로 분류한다. 급성 기침은 3주 미만, 아급성은 3주 이상에서 8주 미만, 만성은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이다. 보통 겨울에는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는 경우가 잦은데, 일반적으로 감기에 의한 기침은 10일 이내에 완화된다.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

아급성 기침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감기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급성 부비동염이나 급성 기관지염 등이 있다. 기침과 코막힘, 누런 콧물, 발열, 권태감 등의 증상이 보이면 부비동염일 가능성이 크다. 심한 경우 얼굴 통증, 두통 등이 동반된다. 급성 기관지염에 걸리면 기침과 함께 가래가 많이 생긴다. 또 호흡이 힘들어지고 숨을 쉴 때 휘파람 소리 같은 천명음이 들리며 가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급성 부비동염과 급성 기관지염은 지속되면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제때 관리해야 한다.

만성 기침의 원인으로는 천식, 알레르기비염, 위식도 역류질환, 결핵, 백일해 등이 있다.

천식은 알레르기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예민해지고 좁아지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고 기침, 가래, 천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낮보다 밤에 더욱 심해진다. 천식은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 털 등 특정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노출됐을 때 증상이 발생한다. 또 감기와 같은 호흡기 감염, 담배 연기, 대기 오염 등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이다. 천식은 꾸준한 관리를 요하는 질환이다. 치료 방법에는 원인 물질을 제거하거나 회피하는 회피요법과 원인물질을 피할 수 없을 때 시행하는 면역요법 등이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원인물질에 노출되면 연속된 기침과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늘고 있다. 의심 증상이 보인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도 원인물질을 피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이와 함께 약물 치료, 면역 요법 등이 이뤄지며,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수술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현대인의 고질병이라 불리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질환이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 쓰림이 발생한다. 또 위산이 인후를 자극해 기침을 유발하며, 위산으로 인해 역류성 식도염이 생길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만성 질환으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식사 후에는 적어도 2~3시간이 지난 후에 누워야 하며, 과식은 피하고 맵고 기름진 음식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비만은 위압을 높여 역류를 유발할 수 있다. 이 외에 금주, 금연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결핵은 결핵균이 침입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결핵균은 폐, 신장, 신경, 뼈 등 몸 속 여러 조직과 장기에 병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결핵균이 폐 조직에 감염을 일으키는 '폐결핵'이 가장 대표적이다. 결핵균은 전염성이 있고, 공기 중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폐결핵의 초기 증상은 지속적인 기침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래 섞인 기침이 나오고, 심한 경우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 증상이 동반된다. 또 식욕이 떨어지면서 체중이 감소하고, 피로감이 들며 발열,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결핵은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2024 세계 결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약 820만 명이 결핵 진단을 받았고, 125만 명이 결핵으로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해마다 2만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결핵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마른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의심 증상이 보일 때는 결핵을 의심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결핵균에 취약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백일해는 100일 동안 기침을 한다 해서 붙여진 병명이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세균성 호흡기 질환으로 전염성이 강하다. 초기에는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발작성 기침이 발생한다. 기침 후에는 구토, 무호흡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영유아의 발병률이 높은 편으로,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의 경우 호흡곤란 등으로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백일해는 DTaP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영유아는 DTaP 백신을 생후 2개월부터 2개월 간격으로 3회 접종하고, 생후 15~18개월, 만 4~6세에 추가 접종한다. 성인은 백신 접종력이 없으면 Tdap백신이 권장된다.

예방이 우선이지만 이미 증상이 나타났다면 초기에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나타난 후 3주 이내에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치료가 늦어질수록 회복이 더딜 수 있다.

오래 지속되는 기침은 건강 적신호다. 빠르게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것이 건강을 되찾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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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