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말까지 강추위가 예고됐다. 다시 시작되는 한파로 한랭질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인체에 피해를 입히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국내 한랭질환자 수는 총 1883명, 이 중 4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파가 잦아지는 가운데 한랭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저체온증은 대표적인 한랭질환이다. 저체온증은 심부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신체는 추위에 노출되면 몸 떨림을 일으켜 일시적으로 체온을 유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열 손실이 빨라지면서 신체를 보호하는 방어기전에도 한계가 올 수 있다. 신체에 발생하는 열보다 더 빨리 열을 상실하게 되면 체온이 정상 범위보다 낮아지게 된다.
32~35도는 경증, 28~32도는 중등도, 28도 미만을 중증으로 구분한다. 28도 이하의 저체온 상태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초기에는 손발이 차가워지고 몸이 떨리며 피로감, 무기력증이 생길 수 있다. 체온이 내려갈수록 피부가 창백해지면서 몸이 경직되고 의식이 흐려지게 된다.
저체온증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따뜻한 장소로 이동해 신체 보온을 유지하고, 의식 변화 등 증상이 심한 환자는 즉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따뜻한 음료, 단 음식이 도움이 되지만, 의식이 없는 환자의 경우 질식 등의 위험이 있어 음료를 마시게 해서는 안된다.
동상도 대표적인 한랭질환 중 하나다. 동상은 추위에 노출돼 피부 및 피하조직이 얼고 손상된 상태다. 초기에는 피부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피부색이 붉게 변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부색이 흰색, 누런 회색으로 변하고, 피부 촉감이 단단해지면서 감각이 저하된다.
동상은 주로 신체 말단 부위인 손가락, 발가락, 귀, 코, 뺨 등에서 나타난다. 겨울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우리 몸은 중심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말단 부위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을 몸의 중심부로 이동시킨다. 이로 인해 말단 부위에서는 동상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동상 증상이 보이면 따뜻한 장소로 몸을 옮기고, 혈액순환에 방해가 되는 악세사리, 젖은 양말, 신발, 장갑, 꽉 끼는 옷 등을 제거한다. 담요 등으로 몸을 감싸고 동상 부위를 따뜻한 물에 20~40분간 담궈준다. 직접적으로 열을 가하는 난로나 핫팩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부종과 통증 완화를 위해 동상 부위는 약간 높게 두는 것이 좋다. 또 심한 동상으로 물집이 생길 수 있는데, 물집을 터뜨리면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는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랭질환은 생명과 직결될 수 있어 예방과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특히 당뇨,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한랭질환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압이 올라가고 기저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추운 날씨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방한용품을 활용해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실내에서는 적정 온도 및 습도를 유지하고 따뜻한 물을 마셔준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영양섭취도 한랭질환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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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