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접어들며 바깥활동하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가 사람을 물었을 때 몸 속으로 들어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감염병으로는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열성 질환이다. 감염될 시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몸살감기 증상이 나타나며, 피부 발진과 함께 대부분 물린 부위에 홍반으로 둘러싸인 검은색 딱지가 생긴다.
지난 3년간 쯔쯔가무시증 감염자 수는 연간 6천여 명으로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주로 9~11월에 감염 환자가 집중됐다.
쯔쯔가무시증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사람들은 2주 이상 증상을 보이다가 자연 치유되지만, 고령층, 만성질환자 등 면역력이 떨어진 일부 감염자의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 치료하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될 때는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치료에는 독시사이클린와 같은 항생제가 사용된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열성 질환으로, 7~10월에 많이 발생한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리면 5~10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과 함께 구역, 구토, 설사, 복통, 식욕 저하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진행되면 두통, 근육통, 림프절 비대 증상이 동반되고, 경련, 혼수, 의식 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 또 혈소판과 백혈구의 감소로 출혈이 멈추지 않고,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살인진드기병'이라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치사율이 20%에 이른다.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보존적 치료로 증상 개선을 기대해야 한다.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모두 예방이 중요하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긴 팔, 긴 바지를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풀숲,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은 곳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옷을 털고 몸을 깨끗이 씻어준다. 또 몸에 진드기 물린 자국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진드기에 물렸을 때는 피부에 붙은 진드기를 핀셋 등으로 제거하고 해당 부위를 소독해준다. 야외활동 후 2주 이내에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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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