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가을바람이 무서운 '풍치', 충치보다 위험한 이유는?

치아 건강은 오복(五福) 중 하나다. 치아가 건강해야 음식을 잘 섭취할 수 있고 신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치아 건강.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튼튼한 치아는 건강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흔히 치아 질환하면 '충치'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충치라 불리는 '치아우식증'은 치아에 쌓인 음식물 찌꺼기가 입 속 세균과 반응해 만들어지는 산성 물질에 의해 치아가 부식되는 현상이다. 치아 자체의 문제로 초기에는 육안으로 식별이 어렵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색이 변해 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 때는 시린 증상과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충치를 치료하지 않은 채 오랜 시간 방치하면 치아 뿌리까지 썩게 돼 자연치아를 발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한 번 생긴 충치는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어릴 때는 충치 예방에만 신경을 썼다면, 중년에 들어서는 '풍치' 예방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충치보다 무서운 치아 질환으로 알려진 '풍치'는 성인 10명 중 7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풍치는 치아 자체가 아닌, 잇몸이나 이 뿌리를 둘러싼 치조골(잇몸뼈)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하지만, 중기, 말기로 진행되면서 증상이 뚜렷해진다.


풍치가 발생하면 ▲잇몸이 붓고 ▲양치질을 할 때 출혈이 발생한다.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치아 시림 증상이 나타나고 ▲염증으로 인해 입냄새가 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치아와 잇몸 사이에 고름이 나오고 ▲치아가 심하게 흔들리게 된다.


풍치는 진행 정도에 따라 치은염,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은염은 잇몸에만 국한된 염증으로, 증상이 경미한 상태다. 이 때는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하고 칫솔질을 올바르게 해주면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치주염은 잇몸은 물론 치조골 주변까지 염증이 퍼진 상태로, 치은 소파술, 잇몸조직 재생술, 잇몸 성형술 등 수술 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풍치의 주된 원인은 치태와 치석이다. 치태는 음식을 먹은 후 치아와 잇몸 사이에 누렇게 끼는 찌꺼기다. 잘못된 방법으로 칫솔질을 하거나 양치를 하지 않는 경우 치태가 제거되지 않고 쌓여 딱딱하게 변하는데, 이를 치석이라 한다. 치석이 잇몸 안으로 파고들어 염증이 악화되면 치조골이 녹아 내려 잇몸이 내려앉게 된다. 이로 인해 치아 뿌리가 드러나면서 치아 시림, 잇몸 고름, 구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치조골이 녹으면 치아의 뿌리를 지탱하는 힘이 약해져 치아가 쉽게 흔들리고 발치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충치보다 풍치가 더 무서운 이유는 한 개의 치아가 흔들리면 주변 치아로까지 풍치가 옮겨가기 때문이다. 한 번에 여러 개의 치아를 발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염증이 진행되기 전에 미리 관리해야 한다.

풍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구강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음식 섭취 후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고, 치실을 이용해 이 사이에 낀 치태를 제거해준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구강 상태를 확인하고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한다. 치아 건강을 위해 음주와 흡연은 피하고, 당분과 산이 함유된 음식은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기대 수명이 증가하면서 치아 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철저한 구강 관리로 치아 수명을 늘려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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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