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복통을 호소하고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고 병원을 찾아도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배는 계속 아프고 변비와 설사가 반복된다. 과민성장증후군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소화관 운동의 변화나 특정 음식 등에 의한 내장과민성, 감염 등으로 발생한 장내 세균총의 변화, 뇌-장관 상호 연관성,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20~30대에 흔하고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하고, 성별에 따른 유병률 차이도 크게 없다.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이다. 밤에 자다가 깰 정도의 심한 통증은 아니지만, 복통이 몇 달간 지속되고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 습관 변화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때 복통은 배변 활동과 관련된 경우가 많고, 복부 팽만감이 종종 동반된다. 최소 6개월 전에 시작된 복통이 지난 3개월 동안 주 1회 이상 반복될 때 의심할 수 있다.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먼저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고지방식이와 유제품, 기름에 튀긴 음식, 가스가 많이 생기는 포드맵(FODMAP) 식이, 밀가루 음식, 술, 담배, 카페인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포드맵은 장에서 발효되기 쉬운 당류로, 포드맵처럼 입자가 작은 당류는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않고 대장에서 분해되는데 이때 가스가 많이 생기게 된다. 콩이나 마늘, 양배추, 식빵, 우유, 사과, 인공감미료 등이 포함된다.
반대로 쌀이나 토마토, 바나나, 오렌지, 유당제거우유 등 저포드맵 식이(low-FODMAP diet)는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도 복통이나 변비, 설사 등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단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한 가지 음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좋지 않다. 본인에게 맞는 음식과 맞지 않는 음식을 식이일지 등을 통해 기록해 놓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증상의 개선, 장기적으로는 삶의 질 저하나 만성 피로감 같은 심리적 증상을 회복할 수 있다.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질병의 경과를 악화시킨다.
식사는 규칙적인 시간에 거르지 않는 것이 좋고, 급하게 식사를 하는 경우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식생활이나 생활습관 변경만으로 증상 조절이 잘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를 하게 되는데, 특히 설사나 변비가 동반된 경우 약물치료가 크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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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