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근감소증이 '치매'를 부른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고령화 사회에서 건강한 노화는 모두의 바람이다. 일반적으로 노화는 30대부터 진행되며, 이때부터 신체 기능이 퇴하되기 시작한다. 노화는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그 중 하나가 '근감소증'이다.

근감소증은 근육량이 감소해 근력 및 신체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근감소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호르몬 변화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 근육을 유지·성장시키는 호르몬이 줄어들며 근육량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 외에도 신체활동 부족, 단백질 섭취 감소, 퇴행성 질환 등이 근감소증을 유발한다.

30대 이후부터는 매년 약 1%의 근육이 줄어들어 60~70대가 되면 체중의 15~25%로 근육량이 감소한다. 근육은 신체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근육은 신체를 지탱하고 움직임을 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근육량이 줄면 보행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고 균형감각도 저하된다. 또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지며, 계단 오르기, 물건 들기 등 일상적인 활동에도 제약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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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감소증은 치매와도 연결돼 있다. 근육 감소는 운동 기능은 물론 인지 기능까지 저하해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육량이 적을수록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밀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뇌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 연구팀(김성환 임상강사)은 528명의 치매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근육량, 근육강도, 신체기능 등을 통한 근감소증 점수와 뇌 MRI로 측정한 대뇌 피질 두께, 해마 부피, 백색질변성 정도, 뇌 아밀로이드-PET에서 측정된 대뇌 아밀로이드의 침착도, 인지 기능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근력이 약할수록 측두엽 대뇌 피질의 두께가 얇아지고 근기능이 떨어질수록 양측 섬엽 두께가 위축되는 현상을 보였다. 대뇌 피질이 얇아지면 기억력과 학습 능력에 문제가 생기고, 섬엽 두께가 위축되면 감정 인지 및 조절 능력, 집중력이 저하된다.

반면 근육량이 많으면 아밀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고 근력이 강하면 백색질 변성을 막아 뇌 위축 및 인지 기능 저하를 방지한다.

이 같은 결과는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뇌의 퇴행성 변화를 막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근육 유지 및 강화를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적이며, 유산소 운동과 저항성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저항성 운동은 근력 및 근지구력 발달을 위해 신체, 기구 등의 무게를 이용,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는 운동이다. 저항성 운동에는 팔굽혀 펴기, 스쿼트, 런지, 밴드 운동, 아령 운동 등이 있다. 저항성 운동은 주 3회 이상 해주는 것이 좋다. 실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항성 운동을 주 3일 이상 1년 넘게 지속한 경우 운동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근감소증 위험이 2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은 꾸준히 하되, 개인의 신체 상태에 따라 적절한 강도로 진행해야 한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하루 적정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0.8~1.2g이다. 근감소증인 경우에는 1kg당 1.2~1.5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 고단백 식품에는 닭가슴살, 생선, 달걀, 두부, 콩 등이 있다. 이 외에 비타민D, 칼슘도 근육과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

노화가 진행되고 근육이 감소하는 30대부터는 근감소증 예방을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라지는 근육을 붙잡으면 건강한 노년기를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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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