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태양 아래서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패션 아이템으로도 제격인 선글라스의 계절이 돌아왔다.
선글라스는 대개 멋을 내기 위한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지만, 백내장 등 안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진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다.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듯, 눈도 자외선으로부터의 보호가 필요하다.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눈 건강에도 영향을 주는데, 눈의 가장 바깥에 위치한 각막부터 안쪽의 수정체와 망막까지 도달하면서 다양한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외선 파장 중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은 UV-B와 UV-A다. UV-A는 각막은 물론 수정체와 망막까지 침투하며, UV-B는 각막에 흡수된다. 이에 UV-A와 UV-B를 차단하는 선글라스를 선택해 착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에 노출돼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질환은 백내장이다. 수정체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수정체의 변성을 유발하고 이는 백내장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자외선과 황반변성 간의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자외선이나 푸른 빛처럼 파장이 짧은 광선은 황반변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망막 내의 망막색소상피층에 유의한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익상편과 안구건조증도 자외선과 연관성이 깊다.
선글라스는 맑은 날은 물론 흐린 날에도 착용해야 한다. 자외선은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을 가리지 않고 항상 지표면에 도달하기 때문. 특히 구름이 낀 날은 자외선이 산란, 반사돼 맑은 날보다 더 강할 수 있다. 흐린 날 자극감이나 눈부심이 없더라도 자외선 차단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선글라스는 선택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선글라스 렌즈 색깔이 진할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은 것은 아니다. 렌즈 색상이 진할수록 눈부심이 감소하는 것은 맞지만, 자외선 차단과는 관계가 없다. 일반적으로 컬러 농도가 75~80% 정도로 사람 눈이 들여다보이는 렌즈가 적당하다.
문제는 선글라스의 자외선 차단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떨어진다는 것. 선글라스의 렌즈는 자외선 차단을 목적으로 코팅되어 있지만 열에 계속 노출되면 미세한 균열이 생겨 변형이 일어나면서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진다. 착용한 지 2년 정도 되면서 변형이 시작되며, 5년이 지나면 렌즈 상태를 재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선글라스의 사용기한은 사용 빈도에 따라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인 셈이다.
외출할 때 보통 휴대전화를 챙기듯, 눈 건강을 위해 선글라스를 챙기는 것이 일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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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