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회 이상 소변, 급박한 요실금 증상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우울증, 신장 기능 악화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날씨는 과민성 방광 환자들에게 고통을 준다. 추위로 인해 몸이 긴장하게 되고 방광의 근육도 수축하면서 요의를 더 자주 느끼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땀 분비가 적어지고 체내 수분이 방광을 통해 나가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람들도 배뇨횟수가 늘어난다. 이 같은 계절적 영향 탓에 ‘과민성 방광 증후군’으로 비뇨기과를 찾는 이들이 많아진 요즘이다.
빈뇨·절박뇨·야간뇨 잦다면 ‘과민성 방광’
과민성 방광은 요로감염이 없고 다른 명백한 질환이 없으면서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자주 보거나(빈뇨), 소변 참기가 힘들며(절박뇨), 소변을 참지 못해 소변이 새어 나오고(절박 요실금), 수면 중에도 자주 소변을 보는(야간뇨) 질환을 말한다.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 급히 소변을 봐야 하는 느낌이 강하게 발생한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에 조금만 소변이 차도 방광 근육이 무의식적으로 수축하면서 급한 요의를 느끼는 것이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기침할 때, 웃을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요도의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다른 질환이다.
과도한 수분 섭취, 변비, 비만 등이 증상 유발
과민성 방광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바 없다. 과민성 방광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에는 호르몬 결핍, 약물 부작용, 과도한 수분 섭취, 변비, 비만, 정신상태 변화, 요로감염, 당뇨, 방광출구 폐색, 질 탈출증 등이 있다. 또한 기저 질환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신경계 질환(뇌졸중, 뇌종양, 치매 등)이나 방광, 요도의 국소적 자극 등 다양한 원인이 주목된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 비대증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요실금을 앓고 있는 여성 중 30~40%는 과민성 방광이 동반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우울증, 신장 기능 악화
나이가 들면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을 노화로만 여기기 쉬운데, 영유아를 제외하고 다른 연령대에서 이런 증상이 있다면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보통 과민성 방광 환자의 경우 절박뇨를 겪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질이 떨어지고 사회생활을 어렵게 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나 우울증과 수치심을 유발해 대인기피증 등의 정신적 피해가 우려되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과민성 방광의 치료에는 행동치료, 약물, 수술이 있다. 행동치료는 요의를 느낄 때 30분쯤 참은 뒤 화장실에 가는 방법으로, 2주 간격으로 참는 시간을 늘린다. 일부 환자는 전기자극이나 자기장을 이용해 골반 근육을 수축시키는 치료로 효과를 보기도 한다.
방광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은 효과적이라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이지만 입 마름, 변비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약을 직접 방광에 주입하는 치료법도 있다.
이런 방법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이어진다면 척추신경에 전기자극을 주거나 방광 주위 신경을 단절시키는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빈뇨, 절박뇨, 절박 요실금은 때때로 한 번씩 발생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엔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방치할 시 신장 기능이 악화되므로 치료를 꼭 받는 것이 좋다.
전문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 병행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스트레스와 긴장은 방광을 자극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소변의 양과 시간대를 기록하는 배뇨일지 작성은 환자 상태별 정확한 지도가 필요하므로 의료진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골반저근운동인 케겔운동도 효과적이다. 대소변을 참듯이 골반근을 5초간 수축하고 5초간 휴식하는 방법이다. 이를 연속 10회 반복해, 하루 6번 꾸준히 실시하면 좋다.
과하지 않은 적당량의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과민성 방광 환자들은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게 번거로워 수분 섭취를 줄이게 되지만 이는 방광에 좋지 않다.
탄산음료와 카페인이 든 커피, 차는 방광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만성 변비가 있는 환자의 경우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거듭나야 빠른 개선을 보인다. 특히 비만은 과민성 방광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체중 조절에 힘쓰고, 만성적인 기침은 방광 자극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금연이 필수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