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척추 질환 ‘척수공동증’, ‘손가락 저림’으로 시작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척추 질환이지만 손가락 저림과 근력 저하 등의 증상으로 시작하는 척추 질환이 있다. 바로 조용히 찾아와 몸을 마비시키는 척수공동증이다.

척수공동증은 척수 내부에 뇌척수액, 세포외액 등의 액체가 고이는 공간이 생겨나고 점점 확장되며 척수 신경을 망가뜨리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척수신경이 손상되면 통증을 비롯해 이상감각, 감각 소실 등이 발생하고, 질환이 더 악화되면 연하 곤란, 근육 위축 및 사진 마비까지 이어지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척수공동증은 희귀 질환이다. 문제는 발생률이 적은 만큼 질환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정보가 부족해 자칫 치료 적기를 놓칠 위험이 크다는 것. 특히 보통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돼, 알아채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척수공동증은 기본적으로 뇌척수액의 순환 장애로 인해 발생한다. 보통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감싸 보호하며 지속적으로 순환하며 이동한다. 이러한 순환이 지주막하 공간에서 막히게 되면 척수 내 물주머니와 같은 공동이 형성되고, 이 공동이 척수 신경을 훼손하면서 발병하게 된다.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소뇌 일부가 척주관 내로 돌출되는 선천적 기형인 ‘아놀드키아리 기형’은 척수공동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척수지주막염, 척추측만증, 종양, 척수이분증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교통사고나 낙상 등으로 외상성 척수 손상을 입을 경우에도 척수공동증의 위험이 커진다. 다친 척수 부위에 손상된 신경이 흡수되고 흉터 조직이 생기면 낭성변화가 일어나고, 이에 따라 척수 안에 공동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심각한 척추 골절을 겪을 경우 수년 후 척수공동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 사진제공=강남베드로병원 

초기 증상은 두통과 함께 감각이 무뎌지는 등 미약하다. 통증, 이상 감각, 감각 소실, 감각 장애 등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또 어깨부터 손목까지 상지의 근위축이 일어나거나 힘줄을 자극하면 근육이 수축하는 힘줄 반사 반응이 변하기도 한다. 등과 어깨 부위가 뻣뻣해지며, 질환이 진행되면 체온 이상, 땀 흘림 이상, 배변 및 배뇨 장애, 성기능 장애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주 발병 부위는 경추와 척수를 아우르는 경수부와 흉수부지만, 간혹 공동 발생 부위가 넓어져 연수까지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혀의 마비와 위축, 연하 곤란, 구음장애, 얼굴 감각 마비, 안면 마비 등 증상까지도 겪게 된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은 “척추공동증은 흔하지 않은 질환이지만, 상하지 마비까지 불러올 수 있다”면서 “신체의 이상 증상이 느껴질 경우 이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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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