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백신 없는 ‘말라리아’, 예방수칙은?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감염내과 김양리 교수

▲ 의정부성모병원 감염내과 김양리 교수 

매년 4월 25일은 2007년 말라리아의 퇴치를 위한 국제적 협력과 지속적인 관심 촉구를 목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세계 말라리아의 날’이다.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대표적인 감염병인 말라리아 중 국내에서 발병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다. 삼일열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게 물렸을 때 감염되며, 대부분 감염 후 12~18일의 단기잠복기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주요증상으로 구토, 두통, 발열과 오한 등이 있는데, 보통 48시간을 주기로 증상이 나타났다가 호전되기를 반복한다. 발열 이외에도 빈혈, 혈소판 감소, 비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말라리아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매우 큰 감염병 중 하나다. 2020년 기준으로 세계 85개국에서 약 2억 4,100만 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했으며, 약 62만 7천 명이 사망했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2020년 이후 연 300명 내외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클로르퀸, 프리마퀸과 같은 항말라리아제를 복용하여 치료하며, 삼일열 말라리아와 해외에서 감염된 열대열 말라리아의 치료약제가 다르다. 재발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치료제 복용을 완료해야 하고, 재감염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주로 열대지방에서 유행하는 열대열 말라리아의 치명률(10%)에 비하여 삼일열 말라리아의 치명률은 극히 낮은 편이다.

아직까지 말라리아 백신은 없고 동남아시아, 중동, 중부아프리카, 중남미 등 말라리아 위험 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예방적으로 항말라리아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등 예방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 국내 사례는 인천, 경기, 강원 북부 등의 휴전선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5~10월에 전체 환자의 약 90%가 발생한다. 이 시기에는 되도록 밤 10시부터 새벽 4시에는 야간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외출해야 한다면 밝은 색의 긴소매와 긴바지를 착용하도록 한다. 어두운 색은 모기를 유인하기 때문이다. 야외 취침 시 반드시 모기장을 사용한다.

또한, 말라리아 발생 위험국가로 여행하는 경우 사전에 적절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각 국가별 발생하는 말라리아 종류와 약제에 대한 내성이 다르므로 여행하는 국가에 따라 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일열 말라리아만 발생하는 지역으로 가는 경우 클로로퀸이 주로 처방되지만, 클로로퀸 내성에 따라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 메플로퀸, 독시사이클린 등 다른 약제를 처방 받을 수 있다.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다. 모기가 활동하는 야간에는 외출을 가능한 삼가고, 외출 시 긴 소매의 상의와 긴 바지를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모기 기피제를 몸에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